‘명가 재건’의 기치를 내세운 KIA타이거즈의 2022시즌 화두는 ‘홈런’이다.
최근 5시즌 간 KIA의 성적도 홈런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기 때문이다. 거액을 투자해 데려온 나성범(33)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KIA는 창단 후 첫 9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특히 팀 홈런 66개로 10개 구단 중 이 부문 최하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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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KIA 중심타선을 구축할 나성범(왼쪽)과 황대인(오른쪽).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2017시즌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을 차지할 때 팀 홈런 170개로 10개 구단 중 3위에 올랐던 KIA다. 2018시즌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도 170개로 5위였다.
하지만 2019시즌부터 홈런이 급감했다. 76개로 최하위에 그쳤다. 그 시즌 7위로 마감했고, 시즌 중도에는 김기태 감독이 물러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2020시즌에는 팀 홈런 130개로 타선이 살아나는 듯 했다. 하지만 2021시즌 타선의 화력이 확 식어버렸다.
타선에서 홈런을 때릴 타자가 최형우(39) 정도뿐이었다. 2017시즌만 해도 20홈런 이상 때린 타자가 5명이었다. 최형우를 비롯, 나지완(37) 안치홍(32·롯데 자이언츠) 등에 로저 버나디나, 이범호 타격코치 등이었다.
그러나 2019년 중반 이범호 코치가 은퇴하고, 안치홍은 2020시즌을 앞두고 FA(프리에이전트)로 롯데로 이적했다. 버나디나는 2018시즌 이후 재계약이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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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의 간판타자 최형우가 스프링캠프에서 배팅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그러자 상대 팀의 견제가 집중되면서 최형우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20시즌 28홈런, 장타율 0.590을 기록했던 최형우는 12홈런 장타율 0.375로 기록이 뚝 떨어졌다.
2021시즌 두자릿수 홈런을 때린 타자는 최형우와 황대인(26) 둘 뿐이었다. 나성범 영입은 고민할 부분이 아니었다. KIA가 총액 기준 역대 FA 최대 규모액인 150억원을 베팅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성적을 보면 KIA는 확실히 팀 홈런에 따라 그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나성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게 당연하다. 나성범은 2021시즌 33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시즌 막판까지 25홈런을 때린 SSG 최정(35)과 홈런왕 경쟁을 펼쳤다. 2020시즌에도 34개의 아치를 그렸다.
나성범의 합류로 타선에서 고립됐던 최형우까지 살아날 가능성도 높아졌다. 물론 둘로는 부족하다. 2017시즌처럼 활화산 같은 타선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홈런 생산 능력이 높은 타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래서 커리어 첫 두자릿수 홈런을 때린 황대인까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야 하는 이유다. 가능성을 보여준 황대인이지만, 아직
홈런 생산력에 달린 명가 재건이다. 나성범을 필두로 재편된 KIA타선이 다시 폭발적인 화력을 선보일지 지켜볼 일이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