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중국으로 귀화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키 프리스타일 여자 빅 에어에서 금메달을 딴 구아이링(미국명 에일린 구·19)의 인기가 뜨겁다. 모델료만 이미 우리돈 400억원을 넘었을 만큼 광고 효과가 뜨겁자 일부 업체가 선수 브랜드를 무단으로 사용하면서 단속까지 나선 상황이다.
미국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이중국적 논란의 구아이링이 논란을 잘 해결한다면 세계 최고 수입의 운동선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구아이링은 주로 미국에서 성장했지만 지난 2019년 중국으로 귀화해 중국 국가대표로 국제 대회에 출전하며 이름을 알렸다. 특히 이번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설상 종목에서 중국에 첫 금메달을 안기면서 인기가 치솟았다. 영어와 중국어 모두 유창한데다 미국 스탠퍼드대에 합격할 정도로 학업 성적도 우수해 중국에서 '대륙의 엄친딸'로 불릴 정도다.
구아이링이 경기 때 사용한 스위스 스키 장비업체 팩션의 판매량은 구아이링이 금메달을 딴 당일 중국 알리바바 티몰에서 400% 넘게 급증했고, 중국 이커머스 업체인 징둥닷컴에 따르면 구아이링이 경기 중 입은 중국의 스포츠브랜드 안타의 붉은색 스키복은 이전보다 판매량이 20배 증가했다. 구아이링이 착용한 오클리 브랜드의 고글 역시 판매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0% 뛰었다.
이렇다보니 구아이링을 향한 기업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 년 전 분식회계 논란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됐던 중국 토종 브랜드 루이싱커피는 올림픽을 앞두고 구아이링을 광고모델로 선정하면서 제품이 품귀현상을 빚었다. 이 업체는 올림픽 개막 전 구아이링 이름과 응원 문구가 새겨진 음료잔과 빨대 등을 선보였다.
중국 신경보에 따르면 구아이링의 모델료는 지난해 100만달러 수준에서 6개월여 만에 세후 250만달러로 껑충 뛰었다. 구아이링은 올림픽 전에만 이미 25개 브랜드와 광고 계약을 맺었다. 광고 한 건의 출연료를 150만달러 수준으로 가정하더라도 벌써 3750만달러(약 449억원)를 벌어들인 셈이다. 소속사 등과의 수익 배분을 가정했을 때 구아이링은 수백억원대 돈방석에 앉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구아이링은 루이비통 등 개인 후원 브랜드만 24개 달하고, 이 중 티파니앤코, 에스티로더, 빅토리아 시크릿 등은 중국 시장 공략을 염두해 이미 구아이링과 손을 잡았다.
구아이링 몸값은 중국에서 이미 '농구계 전설'로 불리는 야오밍 다음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이후 더 많은 기업의 광고 러브콜이 쇄도할 것을 감안하면 역대급 수익의 스포츠스타 탄생이 가능하는 게 스포츠업계의 반응이다.
마이클 페인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마케팅 부문장도 "(구아이링이) 금메달을 더 따면 1억달러까지 벌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구아이링 이름을 이용한 불법 홍보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미 2019년 구아이링이 중국으로 귀화해 올림픽 금메달을 노린단 보도가 나올 때부터 일부 중국 업체들은 구아이링 관련 상표 출원에 나선 바 있다.
이에 중국 국가지식재산국은 "일부 기업이나 개인이 부당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선수 이름을 활용해 악의적 상표 출원을 시도하고 있다"며
한편 구아이링은 국적 문제에 확답하지 않아 '이중국적'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미국 국적을 함께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여러번 즉답을 피해왔기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에도 구아이링은 이중국적 보유자로 돼 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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