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시절 156km를 찍은 바 있는 한화 이글스 '괴물 신인' 문동주(19)는 현재 서산 2군 캠프에서 훈련중이다.
지난 해 9월 세계 대회 참가 이후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석 달 정도 공을 만지지 말라는 검사 결과가 나왔고 1월이 돼서야 조금씩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구단은 문동주가 1군 캠프에 합류하면 차분하게 재활에 매달리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아무래도 신인들에게는 1군 캠프가 설레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혹여 분위기에 휩쓸려 오버 페이스를 할 수 도 있다는 판단에서 2군 스타트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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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슈퍼 루키" 문동주가 빼어난 실력 못지 않게 강한 심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문동주는 지난 8일 충남 서산의 한화 2군 전용연습구장에서 첫 불펜피칭을 실시했다. 패스트볼로만 총 30개의 공을 던졌고 최원호(49) 퓨처스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모두가 그의 투구에 마음음 빼앗겼다.
최원호 퓨처스 감독은 “문동주가 난사 없이 90%이상의 정확도를 보여줬다. 50~60%의 힘만 쓰는 피칭이 더 까다롭기 마련인데 잘 소화해줬다”며 “투구 밸런스, 리듬감, 손의 감각 조절 능력을 볼 때 그야말로 특급이다. 신체조건, 유연성까지 모든 게 좋은 투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정진(46) 퓨처스 투수코치도 “제구는 말할 것도 없었고 생각보다 더 좋은 피칭을 했다. 코치들의 의견이 모두 같다”며 “비시즌부터 계속 지켜봤는데 쉐도우나 드릴만 봐도 밸런스가 좋고 편안해 보인다. 잘 배운 것도 있고 타고난 것도 크다”고 치켜세웠다.
세상은 불펜 투구 한 번으로 발칵 뒤집혔는데 정작 본인은 별다른 변화가 없다. 차분하게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이후 두 차례 더 불펜 피칭을 했고 이젠 80%의 힘으로 불펜 피칭을 하는 단계를 앞두고 있다.
중요한 것은 문동주가 쉽게 들뜨거나 흥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신인이라면 모두가 자신을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마음이 급해지기 마련이다. 좀 더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애 쓰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문동주는 매 불펜 등판 때 마다 최원호 감독을 포함한 전체 투수 파트 코칭 스태프가 모여 결과를 체크한다.
문동주의 투구는 모든 투구가 영상으로 제작 돼 1군 코칭 스태프로 전달된다. 문동주가 한 번 불펜 피칭을 하려면 2군 캠프 전체가 들썩인다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로 준비가 철저하다.
하지만 문동주에겐 흥분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재활 프로그램에 맞춰 차분히 한 단계 한 단계씩 밟아가고 있을 뿐이다.
뭔가 더 보여주려 애쓰거나 빠르게 목표점을 향해 가기 위해 서두르지도 않는다.
최원호 감독은 "선수들의 훈련하는 모습이나 동료들과 어울려 하는 행동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얼추 알 수 있다. 보통 신인들 같았다면 벌써부터 흥분하고 들뜨는 것이 느껴졌을 것이다. 이 정도 관심이 모아지게 되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문동주는 다르다. 전혀 흔들림이 없다. 늘 하던대로 주어진 것에만 충실하다. 더 보여주려 애쓰지 않는다. 차분하게 자신의 페이스대로 준비를 해나갈 뿐이다. 1군 캠프에 합류 했었어도 충분히 자기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 선수라고 보여진다. 훈련에 열성적이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훈련도 정말 열심히 한다. 다만 주어진 것에서 최선을 다할 뿐 더 튀려고 하지 않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현재 재활 단계이기 때문에 그런 성격이 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본다. 1군 마운드에 올라서도 쉽게 흔들리거나 스스로 무너지는 투구를 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보통 신인들 같으면 얼굴에 벌써 다 티가 나고 난리가 났을 것이다. 문동주에겐 그런 모습이 없다. 늘 차분하고 한결같다. 예의도 발라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칭찬도 많이 받는다. 한화에 정말 모처럼 많은 것을 갖춘 대형 신인이 들어왔다는 생각을 하게 만
기량은 이미 특급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여기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강한 심장까지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는 이들을 설레게 하는 힘이 있는 선수임을 증명하고 있다.
한화 팬들에게 모처럼 야구에 집중해 봐야 할 이유가 하나 생긴 듯 하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