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외야수 홍창기(29)는 현재 KBO에서 가장 뛰어난 출루 능력을 갖춘 타자다. 지난해 타율 0.328보다 1할 이상 높은 0.456의 출루율을 기록, 프로 데뷔 첫 타이틀 홀더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출루율 타이틀은 투수들이 정면 승부를 피하는 거포 유형 타자들이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홍창기가 지난해 4홈런을 기록한 가운데 두 자릿수 홈런을 치지 못한 타자가 출루율 1위에 오른 건 2008년 두산 소속이던 팀 선배 김현수(34) 이후 13년 만이었다.
동료 선수들에게 홍창기 특유의 출루 능력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이 때문에 홍창기에게 특별한 비법을 물어보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 |
↑ LG 트윈스 홍창기(오른쪽)가 지난 9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된 수비 훈련 중 박해민과 장난을 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홍창기는 13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선수들이 선구안이나 출루에 대해 물어볼 때마다 답을 하기가 어렵다”며 “나는 그냥 몸에서 가깝거나 먼 공을 안 치는 것뿐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쑥쓰러운 미소를 지었다.
타격 타이밍을 잡는 것 역시 예상보다는 심플했다. 투수가 다리를 들고 투구 동작에 돌입하는 순간 오른발을 땅에 고정시키고 집중하는 게 전부였다.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대선배 박용택(43, 은퇴)의 모습을 보고 응용한 것이다.
올해부터 스트라이크 존이 공 한 개 정도 높아지는 변화가 예고됐지만 홍창기는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 자신이 설정한 스트라이크 존을 유지하면서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홍창기는 “바뀌는 스트라이크 존은 연습경기, 시범경기를 통해서 확인한 뒤 거기에 맞게 적응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심판님들마다 존이 조금씩 다른데 사실 나는 신경을 안 쓰고 내 존만 생각한다. 내 존을 유지하면서 어느 코스까지 스트라이크를 주는지만 인식하고 카운트가 불리할 때만 조금 더 (넓게) 신경 쓰는 편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정규시즌 때도 내 존을 그대로 가져가려고 한다. 공 한 개나 반 개 정도씩만 넓게 보고 내가 그동안 볼이라고 생각했던 공을 치다보면 (바뀐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홍창기는 다만 모든 타자들이 어려워하는 하이 패스트볼의 경우 치겠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있다. 스트라이크 존 확대로 투수들이 높은 공을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지만 크게 의식하지
홍창기는 “높은 공은 예전처럼 똑같이 최대한 안 치려고 한다. 스트라이크를 먹더라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치더라도 좋은 타구가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아직 (바뀐 스트라이크 존을) 해보기 전이지만 생각은 그렇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천=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