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대 쓸었을 뿐인데…'中 네티즌 욕설테러' 받은 차민규

↑ 손으로 시상대 바닥 쓰는 차민규 [사진 = 연합뉴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스피드스케이팅에서 500m 2연속 은메달을 따낸 차민규가 엉뚱한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은메달을 받기 위해 시상대에 오르며 단상을 가볍게 닦은 행위를 쇼트트랙 편파판정 논란에 대한 항의로 해석한 여파다.
차민규는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시상대를 쓸어낸 뒤 그대로 관중들에게 인사를 했다.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는 행위로 보였지만 4년 전 평창에서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동메달을 따낸 캐나다 선수들이 한 행동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시작됐다. 당시 캐나다 선수들이 다른 종목에서의 판정에 항의하느라 그런 행동을 했고, 차민규 역시 쇼트트랙 논란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결국 차민규의 시상식 닦기 장면은 전날 웨이보에서 핫이슈 1위에 오르면서 조회 수가 2억회를 돌파했다. 이후 "자기 묘비를 닦는 거냐", "컬링인 줄 아나 보다. 빨리 닦으면 미끄러진다" 등 차민규에 대한 악플이 이어지면서 중국 시나스포츠는 13일 "중국 네티즌들이 차민규의 행동에 화가 났다. 네티즌들은 SNS에서 차민규의 영상을 편집하고 자막을 달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차민규는 별 다른 의도가 없는 행동이라고 일축하는 모습이다. 김형호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코치는 "차민규는 기분이 좋았고 시상대가 경건한 곳이니까 아무 의미 없이 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중국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며 벌어진 불필요한 설화라는 것이다.
비단 한국 외에 일본 역시 스피드스케이팅과 관련해 반중 감정이 더욱 끓어오르는 모양새다. 모리시게 와타루가 중국 가오팅위와 차민규에 이어 동메달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부정 출발 선언으로 인해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유력한 메달 후보였던 신하마 다쓰야가 마지막 조에서 경기를 뛰었는데 부정 출발 선언이 되며 두번째 레이스에서 초반 100ｍ 10초 11로 가오팅위에 비해 0.69초나 늦으며 전체 20위에 그쳤다. 메달을 딴 와타루 역시 부정 출발로 두번이나 뛰어야 했다.
스포니치와 닛칸 스포츠 등 일본 매체들은 개최국 중국이 가오팅위의 금메달 획득을 위해 석연찮은 심판 판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히지는 않았으나 "부정 출발이 아닌 것 같다"는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용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