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각도를 내렸는데, 나와 맞지 않았다.”
키움 히어로즈 선발의 한 축을 맡을 타일러 애플러(29)는 자신에 대한 불안한 시선을 잘 알고 있었다.
애플러는 10일 오후 전남 고흥군에 차려진 키움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지난 3일 입국 후 경기도 가평군에서 1주일 간 자가격리에 들어간 애플러는 정오에 격리가 해제되자마자 곧바로 고흥으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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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전남 고흥군 썬벨리리조트 콘퍼런스룸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키움 히어로즈 새 외국인 투수 타일러 애플러.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오후 7시에 썬벨리리조프 콘퍼런스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애플러는 “가평에서 자가격리를 하면서 팀 동료들의 이름과 포지션을 외웠다”며 “같이 격리한 통역과 불펜포수, 가족이 있어 외롭지 않았다”고 말했다.
키움은 지난해 12월 애플러와 총액 40만 달러에 계약했다. 2014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지명된 애플러는 4년 만에 트리플 A까지 올라갈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빅리그 승격은 없었다.
2019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즈에서 한 시즌을 뛴 애플러는 지난해 워싱턴 내셔널스와 계약해 빅리그에 재도전했다. 하지만 트리플A에서 19경기 2승 9패 평균자책 7.75로 부진했다.
애플러는 일본 경험이 있기에 아시아야구에 대한 적응이 빠를 것이라는 기대를 받지만, 지난해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게 걸림돌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몸값이 책정된 것도 부진했던 성적 때문이다. 키움이 싼 맛에 데려온 게 아니냐는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도 있다.
이에 대해 애플러는 “릴리스포인트를 낮추라는 게 팀에서 원한 바였다. 그래서 팔각도 내렸는데, 결과가 좋지 못했다”며 “한 경기 결과가 좋으면, 다음 경기가 안 좋았다. 기복이 심했다. 물론 안 좋은 경기 경험하면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많이 깨우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자신의 장점은 제구라고 했다. “스트라이크를 코너에 집어넣으면서 타자들 방망이를 빨리 이끌어내서 처리하는 스타일이다”라는 애플러는 “주무기는 체인지업이다. 체인지업인데, 작년 팀에서는 체인지업보다 팔각도를 내려서 슬라이더각을 크게 만드는 것을 요구했다. 제구가 일관되지 않으며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는 다시 원래대로 팔각도로 돌아가려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느낌으로는 원래 팔각도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퍼포먼스 나오고 있고, 그래도 시즌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며 “잘된다면, 가장
목표는 한국에서의 성공이다. 그는 “메이저리그 재도전은 생각치 않고 있다. KBO리그에서 성공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며 “최고의 투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가능한 많은 승리를 따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흥=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