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우완 임찬규(30)는 지난해 직구 구속 상승 속에 선발투수로서 경쟁력을 되찾았다. 승운이 따라주지 않으면서 단 1승 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투구 내용이 크게 개선됐다.
140km 중후반대 직구를 과감하게 스트라이크 존에 꽂아 넣으면서 타자와의 카운트 싸움이 유리해졌고 투구수도 절약됐다. 자연스레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임찬규는 8일 이천LG챔피언스파크에서 오전 훈련을 마친 뒤 “프로에 오고 나서 11년 만에 다른 팀 투수들까지 와서 어떻게 하면 구속을 끌어올릴 수 있냐고 물어봐서 당황했다”고 웃은 뒤 “여러 가지 훈련법들이 포괄적으로 좋은 효과를 나타낸 것 같다”고 돌아봤다.
↑ 지난해 12월 "양준혁 자선야구대회"에서 NC 다이노스 손아섭의 타격폼을 흉내 냈던 LG 트윈스 투수 임찬규. 사진=김영구 기자 |
구속 상승의 효과는 ‘천적’ 손아섭(34)마저 무너뜨렸다. 임찬규는 2019 시즌까지 롯데 자이언츠만 만나면 손아섭을 상대로 골머리를 앓았다.
손아섭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임찬규 상대 타율 0.379(29타수 11안타) 3홈런 6타점 OPS 1.245로 임찬규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그러나 임찬규는 2020 시즌 손아섭 상대 8타수 2안타로 천적 극복의 발판을 만든 뒤 구속이 상승한 지난해 8타수 1안타로 손아섭을 압도했다. 임찬규 스스로 이전과 달리 자신감을 가지고 손아섭과 승부했다.
임찬규는 “아섭이 형이 지난해에는 내 직구를 노리고 들어오는 것 같은 데도 파울 타구가 나오거나 헛스윙을 했다”며 “2018, 2019년에 내가 많이 혼나고 반대로 지난 2년은 내가 괜찮았는데 올해는 아섭 이형이 많이 준비하고 대비하고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에서 NC로 유니폼을 갈아입고 임찬규를 상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NC는 임찬규가 2019 시즌부터 단 1승도 거두지 못할 정도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팀이다. 임찬규로서는 NC와 손아섭이 모두 달갑지 않다.
임찬규는 일단 “아섭이 형과 올 시즌 맞대결로 내기를 하면 내가 이기지 못할 것 같다”면서도 “2루 땅볼을 몇 개나 잡을 수 있나 얘기해 보려고 한다”고 장난 섞인 선전포고를 했다.
↑ LG 트윈스 투수 임찬규가 지난 4일 이천LG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된 팀의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임찬규
[이천=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