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야구 대표팀 감독을 놓고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표팀을 금메달로 이끌 수장을 뽑는 길이 결코 수월치 않기 때문이다.
감독을 선임하는 것이 아니라 공모로 뽑아야 하기 때문에 마땅한 인재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모의 덫에 걸려 능력을 지닌 인재를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야구계의 헌신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 한국 야구 대표팀이 감독 공모의 덫에 걸렸다. 능력 있는 인재의 헌신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사진=MK스포츠 DB |
문제는 야구계의 능력 있는 인사들이 과연 대표팀 감독 공모를 신청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자칫 함량 미달 후보들로만 공모가 채워질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표팀 감독 후보로 언급되고 있는 A는 "공모라는 것이 함정이 크다고 본다. 한국 야구를 위해 봉사를 하고 싶어도 된다는 보장이 없는 것 아닌가. 절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지만 공모를 신청하면 야구계에 소문이 파다하게 돌 것이다. 그러다 안된다고 생각을 해 보라. 그런 망신이 따로 없다. 다들 나름의 커리어와 자부심을 갖고 있을 것이다. 경쟁을 하다 탈락하게 될 경우를 생각하면 아찔한 생각이 먼저 든다. 공모에 응해야 할지 쉽게 결정할 수 없다. 특히나 KBO가 젊은 인재를 먼저 구상했다는 것이 알려져 있지 않았다. 대타라는 생각을 안할 수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주요 후보 중 한 명이었던 조범현 전 KIA 감독이 기술위원회로 들어가며 일은 좀 더 꼬였다. 조 전 감독은 유력한 대표팀 감독 후보였지만 기술 위원이 되며 스스로 자리를 물리쳤다.
이제 손 꼽을 정도의 인재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그들 중 공모에 나서지 않는 사람들이 다수 나올 경우 대표팀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메달리스트는 경력 1년, 메달리스트가 아닐 경우 지도자 경력 5년이라는 전제 조건도 널리 인재를 구하는데 방해가 되고 있다.
KBO는 당초 이승엽 KBO 홍보 대사를 비롯한 젊은 인재들 중에서 대표팀 감독을 뽑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자격 요건이 강화되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경험이 풍부한 야구인 중에서 선발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KBO 관계자는 "대표팀 감독을 공모로 뽑아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깊다. 원하는 인물들은 있지만 우리가 나서서 접촉을 먼저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공모는 공정하게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 접촉은 가장 해선 안될 일이다. 대표팀이 24세 이하로 구성되며 감독의 리더십이 더욱 중요해 졌다. 부디 훌륭한 분들이 많이 참여해 주시길 바랄 뿐이다. 비밀은 어떻게든 지키려 노력하겠다. 한국 야구를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헌신해 주시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뛰어난 리더를 영입할 수 있을까. 금메달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 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한국 야구에 대한 헌신이다. 자신을 키워 준 한국 야구에 봉사를 한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공모라는 덫에 걸려 있는 대표팀 감독을 위기에서 구해 낼 인재가 나타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