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지난 해 팀 성적을 꼴찌였지만 리빌딩이라는 측면에선 소득도 있었던 한 해였다.
2루수 정은원과 3루수 노시환, 여기에 유격수 하주석이 중심을 잡으며 내야에선 빈 틈을 찾기 힘들다 할 정도로 안정적 세대 교체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자리는 아직 비어 있다. 1루수가 채워지지 않았다. 이성곤이 임시 주인을 맡고 있지만 확실한 대안이라고 하긴 아직 어렵다.
↑ 한화 유망주 변우혁도 수베로 감독의 100타석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이 기회를 살릴 수 있는냐가 중요한 포인트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상무에서 제대한 변우혁은 입단 당시 노시환과 비교가 됐던 슬러거형 유망주다. 일발 장타력을 보유하고 있어 대형 내야수가 될 가능성을 갖고 있는 선수로 평가 받고 있다.
변우혁은 수베로 감독의 리빌딩 방식에 따라 성장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수베로 감독은 유망주들에게 100타석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00타석을 지켜 보면 무엇이 모자란지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00타석에서 가능성을 보여 준 선수에겐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반면 100타석에서 기능을 다 하지 못하면 2군으로 내려보낸다. 1군에서 보다 좀 더 편안한 상태에서 타격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수베로 감독은 "한국형 리빌딩은 상대적으로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처음 신인으로 1~2년, 군대 2년, 그리고 다녀와서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 시간 동안 충분한 타격 기회를 주며 성장할 수 있는 틈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 정도 시간을 투자하면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변우혁은 바로 그 리빌딩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상무에서의 경험을 1군 무대에서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느냐가 숙제다.
일단 상무에서의 성적은 썩 좋은 편이 못됐다.
지난 해 6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07 5홈런 39타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출루율이 0.271에 그쳤고 장기인 장타율도 0.341에 머물렀다.
타자로서의 장기를 보여주지 못한 채 군 생활을 마쳤다. 하지만 상무에서 맞는 실전 기회와 프로 1군에서 맞게 되는 실전 기회는 모든 것이 다르다. 변우혁에게도 새 출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변우혁에게도 100타석의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베로 감독은 변우혁을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 시키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과제는 변우혁이 100타석을 효율적으로 소화할 수 있느냐다. 100타석을 마음껏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숫자에 쫓겨 제 모습도 보여주지 못한 채 기회를 날릴 것인지가 정해지게 돼 있다.
한화 관계자는 "변우혁은 그 누구보다 성실하고 열정이 큰 선수다. 훈련량으로 놓고 보면 팀 내 톱 클래스를 다툴 정도로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다. 타격에 확실한 재능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팀 내에서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전제한 뒤 "문제는 성격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내성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문제가 생기면 훌훌 털어내지 못하고 속앓이를 하는 유형의 선수다. 작은 자극에도 크게 반응하곤 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한다. 100타석의 기회도 충분히 자기를 드러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할지 아니면 100타석이라는 숫자에 쫓겨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지 솔직히 걱정이 된다. 충분한 기회라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자기 스윙을 했으면 좋겠다. 숫자에 쫓기다 자기 스윙도 못해보고 기회를 잃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주위 신경쓰지 말고 자기 야구를 제대로 보여주는 시즌이 되길 바란다. 변우혁 같은 스타일의 선수에게 리빌딩을 추구하는 수베로 감독은 궁합이 잘 맞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잡는 야구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변
반대로 조급증에 쫓기게 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게 된다.
변우혁의 성장 속도에 따라 한화는 아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