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인에게 먼저 기회가 간다. 하지만 끝까지 장담할 순 없다."
KIA 1루는 현재 확실한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해 프레스턴 터커의 1루 전향은 실패로 돌아갔고 최근 2년간 가장 많이 1루수 미트를 낀 유민상은 팀을 떠났다.
지난 해 막판부터 기회를 얻기 시작했던 황대인(26)이 새 주인이 될 것이 유력한 상황. 하지만 황대인에게도 무한정 기회가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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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대인이 주전 경쟁 1차 라인은 통과 했다. 하지만 아직 완전한 주전 보장은 아니다. 뒤따를 경쟁을 이겨내야 1루를 확실한 자기 자리로 만들 수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지난 해는 가능성을 확인시킨 해였다.
황대인은 86경기서 308타석에 들어서 67안타 13홈런 45타점을 올렸다. 타율은 0.238로 높지 않았지만 홈런 빈도수에서 확실한 매력을 어필했다.
김종국 KIA 감독은 "브리토, 최형우, 나성범, 김선빈을 제외하곤 주전이 결정된 포지션이 없다. 경쟁을 통해 이기는 선수를 쓸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1루수 자리엔 황대인으로 살짝 기울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 감독도 "일단 시즌 출발은 황대인에게 기회가 갈 가능성이 높다"고 인정했다.
그만큼 팀 내에서 황대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황대인이 제 몫을 해낸다면 타순을 짜기가 상당히 수월해진다. 상대의 집중 견제를 피할 수 있는 타순 조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심 타선에 배치될 나성범과 최형우는 모두 좌타자다. 좌투수 상대로도 잘 치는 선수들이지만 둘이 붙어 있으면 상대는 투수 교체를 가져가기가 수월해 진다. 결과를 떠나 집요하게 좌완 투수를 기용해 두 선수를 막아내려 할 것이다.
나성범과 최형우 사이에 황대인이 들어가게 되면 이 전략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타자별로 투수를 바꾸는 건 최근 트렌드도 아니고 전력 소모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KIA 입장에선 황대인이 중심 타선에 자리잡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기를 바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황대인에게 기회가 무한정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황대인에게도 엄연한 경쟁자가 있다. 신예 거포 김석환이 주인공이다.
김석환은 일단 좌익수로 경쟁을 펼친다는 구상이지만 언제든 1루수로 자리를 옮길 수 있다. 좌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많아진다면 자연스럽게 1루로 포지션이 변경될 수 있다.
시즌 초반엔 황대인이 주전으로 나서겠지만 부진이 길어진다면 감독으로선 언제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황대인 입장에선 높지 않은 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가 주어져 있다.
황대인이 주전 경쟁에서 1차 관문을 통과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최형우
황대인이 자신에게 찾아 온 기회를 확실하게 낚아채며 KIA의 풀타임 1루수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까. 팀과 개인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