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팀 성적이 중요합니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안치홍(32)은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최근 MK스포츠와 전화 인터뷰에서 안치홍은 “개인 성적보다는 정말 팀 성적이 중요하다. 팀 성적이 올라갈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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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치홍은 롯데 자이언츠의 연결고리를 자처한다. 실제로 안치홍이 해줘야 할 역할이기도 하다. 사진=김재현 기자 |
지난해 7월 30일 롯데는 안치홍과 FA 옵션을 실행하며 계약 2년을 연장하게 됐다. 안치홍은 이제 2023시즌까지는 롯데맨으로 활약하게 된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맞은 첫 시즌 타율이 0.286에 그치며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2021시즌 부활했다. 119경기에서 타율 0.306 10홈런 82타점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837이었다.
하지만 안치홍은 “부상이 아쉬웠다”며 “거의 한 달 가까이 빠졌는데, 시즌 끝나고 나서 ‘그때 부상을 당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에 나가지 못한 게 아쉬운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주루 도중 무릎 통증을 느끼면서 전열에서 이탈했던 안치홍이다.
시즌이 끝난 뒤 안치홍은 개인훈련에 돌입해 몸을 만들고 있다. 건강한 한 시즌이 최우선 목표다.
안치홍은 “매년 ‘다치지 않는 게 우선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준비를 했다. 잔부상 없는 선수는 없다. 나도 예년 같으면 참고 했을텐데, 병원에서도 절대 안된다고 하고, 생각보다 길어졌다. 이젠 그런 것 자체를 없애고 싶다”며 “지난해 부상을 당해서 부상을 방지한다기 보다는 예전부터 올해는 안다치고 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많이 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선참급 선수로 책임감이 강해졌다. 롯데는 선수단 구성이 젊어졌다. 여기에 FA 자격을 얻은 손아섭(34)이 NC다이노스로 떠났다. 지난 2년 간 2루수인 안치홍과 키스톤 콤비로 호흡했던 유격수 딕슨 마차도(30)도 재계약이 불발됐다. 내야에서 최고참급이 된 안치홍이다. 그는 “아무래도 수비가 좋은 마차도가 빠지는 상황이 됐다. 배성근, 김민수 등 젊은 선수들이 부담이 클텐데, 평소에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얘기를 하면서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트레이드로 동갑내기 이학주(32)가 합류했다. 안치홍은 “팀이 잘 돼야 나 역시 잘 되는 만큼 (이)학주가 새로운 팀에서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돕겠다”며 웃었다.
손아섭의 이탈로 타선에서도 안치홍의 비중이 커졌다. 다만 안치홍은 “장타가 중요하다, 컨택트가 중요하다 등 모두 다 떠나서, 연결고리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뒤에 있는 타자가 편하게 칠 수 있게 연결해줘야 한다. 내가 상황에 맞게 연결을 잘 해 줄 수 있는 타자가 된다면 어떤 타순에 들어가도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덤덤히 말했다.
그러고 보니 선수단 내에서도 중고참 위치인 안치홍이다. 그는 “롯데에 오고 선수들과 친해지면서 평소에 말을 많이 하면서 분위기를 만드려고 한다”며 “주장인 (전)준우 형 밑에서 내가 더 잘 움직여줘야 할 것 같다. 그러면 팀도 분위기가 좋아지고, 선수 간 신뢰도 더 쌓일 것이다. 그렇게 강팀으로 가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팀 성적에 집중하고 있다. 안치홍이 합류한 2020시즌에는 7위, 2021시즌에는 8위로 마감한 롯데다. 안치홍은 “개인 성적은 의미가 없다. 올 시즌에는 정말 팀 성적이 좋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치홍은 “(FA로 영입한 롯데가) 나를 필요로 했던만큼, 그만큼 내가 역할을 해서 팀 성적이 났으면 하는 건 당연히 있다. 그런 부분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했다. 지금은 괜찮다”고 껄껄 웃으면서도 “팀 성적이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거듭 말했다.
안치홍은 팬들로 꽉 찬 부산 사직구장에서의 가을야구를 상상해 본다. 공교롭게도 인기팀인 KIA타이거즈를 거쳐 롯데에 몸담고 있다. “롯데팬들의 응원은 정말 감사하고 화끈하다.” 안치홍은
“다만 내가 롯데에 온 뒤로 코로나19 때문에 사직구장의 만원 관중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가 야구를 잘 하고,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진다면, 많은 팬분들 앞에서 더 재밌는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다시 다짐했다. “올 시즌에도 최선을 다해 야구를 하겠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