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는 지난 시즌 비록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적지 않은 소득을 거뒀다.
3할 유격수 박성한의 등장은 SSG에 희망을 안겨줬다. 마땅한 주전 유격수가 없어 수년 간 고민을 거듭해 왔던 SSG 입장에선 공수 겸장 유격수 박성한의 출현이 반가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만족은 없다. 만약의 사태에도 대비해야 한다. 박성한은 이제 처음으로 풀 타임을 뛴 유격수에 불과하다.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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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현(오른쪽)은 백업으로 밀린 상태다. 하지만 정경배 타격 코치는 그 어느 해 보다 강도 높은 훈련을 예고하고 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검증된 카드이기 때문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
정 코치는 김성현은 "이번 스프링캠프서 같이 땀을 많이 흘려야 할 선수"로 지목했다.
김성현은 2006시즌에 데뷔한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더 이상 기량이 늘기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경배 코치는 김성현의 훈련량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만약에 있을지 모를 박성한 부재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박성한은 지난 해 135경기를 뛰며 타율 0.302 4홈런 44타점을 올렸다. 2007년 정근우 이후 SSG가 처음 품어 본 3할 유격수다.
하지만 경험은 일천하다. 이전까지 100경기 이상을 소화한 경험이 전무하다. 50경기를 넘긴 시즌도 없었다.
지난 시즌 기대만큼 성장하며 큰 이정표를 만들었지만 언제 다시 부진에 빠져도 이상할 것 없다.
기본 기량이 올라오며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상황에도 대처해야 하는 것이 코치가 할 일이다. 정경배 코치가 김성현과 훈련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다.
정 코치는 "박성한은 좋은 선수다. 지난 해 3할을 치며 자신감도 업그레이드가 됐을 것이다. 좀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좋을 만큼 좋은 자질을 갖고 있는 선수다. 하지만 이제 1년 잘 했을 뿐이다. 언제 다시 부진에 빠진다 해도 이상할 것 없다고 할 수 있다. 좋은 선수고 좋은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크게 흔들리지는 않겠지만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것이 코치의 할 일"이라며 "때문에 김성현은 여전히 중요한 선수다. 김성현이 준비가 돼 있어야 전력 손실이 생겼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김성현과 많은 훈련량을 가져가려고 마음 먹은 이유다. 베테랑이 됐다고 해서 열외 시켜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더 혹독하게 훈련을 시킬 생각이다. 다시 말하지만 김성현이 준비가 돼 있어야 SSG 내야는 비로소 짜임새를 갖춘다고 할 수 있다. 만에 하나 박성한이 부진에 빠지더라도 이를 만회할 수 있는 카드가 팀 내에 있어야 한다. 2루수 최주환이 빠졌을 때의 대안도 필요하다. 김성현은 여전히 SSG에 없어선 안될 존재"라고 말했다.
김성현은 지난 해에도 타율 0.283 6홈런 37타점, 출루율 0.356, 장타율 0.422를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방망이 솜씨를 뽐냈다. 박성한의 공백이 생길 때면 언제든 선택할 수 있는 카드로 제 몫을 해냈다. 최주환이 부상으로 공백이 생겼을 때도 좋은 대안이 돼 주었다.
출장 경기수도 110경기에 이르렀다. 올 시즌에는 그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정경배 코치는 김성현에게 좀 더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서 입에 단내가 날 훈련을 예고하고 있는 정경배 코치다. 그 시선이 젊은 선수들이 아닌 김성현 같은 베테랑을 향해
정 코치는 "신예 선수들의 성장에도 신경을 많이 쓸 예정이다. 하지만 당장 쓸 백업 요원이라면 기존 선수들의 분발이 더 필요하다. 김성현 같은 선수들이 팀에는 꼭 필요하다.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역할을 맡기기 위해 있는 힘껏 준비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