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팅이 좋긴 하지만 감독님 뜻에 따라야죠”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의 세터 이고은이 팀의 역전승에 힘을 보태고 활짝 웃었다.
도로공사는 지난 12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2-25 25-19 25-18 25-14)로 이겼다. 1세트를 먼저 내줬지만 2세트부터 상대를 압도하고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이고은은 이날 팀이 3-7로 끌려가던 2세트 중반 투입됐다. 상대 블로킹 높이가 낮은 가운데 쪽을 공략하라는 김종민 감독의 지시를 완벽하게 수행하며 주포 켈시, 박정아와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의 세터 이고은. 사진=한국배구연맹 |
하지만 이고은은 선발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코트에서 제 몫만 해내겠다는 입장이다. 선수 기용은 전적으로 감독의 권한인 만큼 주어진 기회 내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부분만 생각하고 있다.
이고은은 “경기 운영은 감독님이 하시는 거고 나는 코트에 들어가서 내가 할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스타팅에서 빠져) 웜업존에서 공격수의 리듬이나 어떤 공을 잘 때리고 있는지 보면서 게임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잘 보고 있다가 들어가서 뛰면 괜찮은 부분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고은은 다만 “아무래도 선수 입장에서는 스타팅으로 나가는 게 좋긴 하다”고 웃은 뒤 “장단점이 있다. 지금이 편한 건 아니지만 경기력에 조금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3년 후배 이윤정과는 ‘경쟁’보다는 ‘공존’을 생각하고 있다. 프로 무대가 처음인 이윤정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으면서 서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김 감독도 이고은, 이윤정의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고 이윤정에 대한 상대팀의 분석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윤정 선발 세터 체제를 유지할 뜻
이고은은 “(이) 윤정이와는 서로 의지하고 있다. 나도 어릴 때 세터 언니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여러 조언을 들으면서 나도 나중에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지금 윤정이하고 서로 잘 도와주면서 뛰고 있는 것 같다”고 동생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