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10개 구단 중 스토브리그를 가장 알차게 보낸 팀으로 평가받는다. 내부 FA였던 타선의 핵 김현수(34)가 잔류했고 국가대표 중견수 박해민(32)을 영입하면서 외야진이 더욱 탄탄해졌다.
포수 김재성(26)이 박해민의 FA 보상선수로 삼성으로 이적했지만 베테랑 포수 허도환(38)의 합류로 유강남(30)의 뒤를 받칠 백업 포수 문제도 해결했다. 겉으로 드러난 선수단 구성만 본다면 플러스 요인이 더 많다.
관건은 지난해 부진했던 주축 선수들의 반등 여부다. 특히 1989년생 동갑내기 외야수 이형종(33), 주전 2루수가 유력한 서건창(33)의 역할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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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트윈스 내야수 서건창(왼쪽)과 외야수 이형종. 사진=김영구 기자 |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뒤 2016 시즌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이후 매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커리어하이를 기대했던 2021년을 여러 아쉬움 속에 마감했다.
서건창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 LG는 지난해 전반기 종료 후 취약 포지션이었던 2루수 보강을 위해 정찬헌(32)을 키움 히어로즈에 보내고 서건창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17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서건창은 후반기 LG 유니폼을 입고 68경기에서 타율 0.247 2홈런 24타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외려 전반기 76경기 타율 0.258 4홈런 28타점보다 방망이가 더 주춤했다.
LG는 이형종, 서건창이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이재원(23), 문성주(25), 이영빈(20) 등 신진 선수들의 성장에도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28)가 부상으로 퇴출된 뒤 새롭게 합류한 저스틴 보어(34)까지 수준 미달의 기량을 보여주면서 투수들의 어깨에 의존해 1년을 보내야 했다.
이형종, 서건창은 다음달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절치부심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놓였다. 서건창은 FA 권리 행사를 1년 미루면서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결국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이형종은 서건창보다 더 어려운 위치에서 올 시즌을 준비 중이다. 채은성(32)이 1루수로 이동하더라도 김현수, 박해민, 홍창기 등 국가대표급 외야 라인업은 물론 후배 이재원, 문성주와의 경쟁도 불가피하다. 출전 기회를
LG의 2022 시즌 성적 역시 중심 타자들의 활약 못지않게 이형종, 서건창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투수력만으로 순위 싸움에서 한계가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던 만큼 이형종, 서건창이 힘을 내줘야 한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