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지난 FA 시장에서 주전 중견수 박해민을 잃었다. 공.수.주에 걸쳐 큰 몫을 해냈던 선수의 이탈로 전력에 적지 않은 공백이 생겼다.
어쩔 수 없이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일단 좌익수이던 김헌곤이 중견수로 이동하고 좌익수는 피렐라에게 맡기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문제는 피렐라의 고질적인 부상이다. 피렐라는 족저근막염을 달고 뛰는 선수다. 피렐라에게 모든 것을 맡길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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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외야에 공백이 생기며 김동엽에게 보다 많은 찬스가 올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이 이 기회를 잡아낼 수 있을 것인지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허 감독은 "피렐라의 부상은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부상이다. 절대 무리 시킬 수 없다. 피렐라가 좌익수 수비를 나가는 것이 지금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이지만 일주일에 많아야 두 경기 정도만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피렐라가 준비를 잘 해오겠다고 약속했고 충분한 휴식이 도움이 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피렐라의 좌익수 수비는 주 2회 정도로 제한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피렐라가 좌익수로 나가지 못했을 때의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김동엽(32)이다. 김동엽이 피렐라와 좌익수 수비를 나눠 뛰며 기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대안이다.
물론 김동엽은 수비에 약점을 갖고 있는 선수다. 공을 쫓는 능력은 나쁘지 않지만 송구에 큰 약점이 있다. 하지만 홈 구장인 라이온즈 파크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송구 약점은 릴레이 플레이로 어느 정도 만회가 가능하다.
결국 김동엽이 타석에서 얼마나 실효성을 보여주느냐가 삼성의 새 전략에 완성도를 더할 수 있게 된다.
김동엽은 지난 해 타율 0.238 4홈런 24타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출루율이 0.286으로 크게 떨어졌고 장기인 장타율도 0.351에 불과했다.
경쟁에서 밀리며 타격에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허삼영 감독이 믿는 구석은 김동엽의 타격 특성에 있다. 김동엽은 꾸준히 기회를 준다면 약점을 만회할 수 있는 선수라고 허 감독은 보고 있다. 조급증이 사라지면 타석에서 집중력이 크게 높아지는 유형의 선수라는 것이 허 감독의 분석이다.
허 감독은 "김동엽은 스타일상 꾸준히 출장하며 밸런스를 잡아가는 유형의 선수다. 하지만 우리 팀 사정상 김동엽에게 계속 기회를 주기 어려웠다. 경기 출장 빈도수가 적다보니 타격감이 떨어지고 타격감이 떨어지니 성적도 떨어져 스타팅으로 기용하기 어려운 악순환이 반복됐다. 팀 내에서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선수였다. 그러나 이제 기회가 왔다고 할 수 있다. 김동엽 스스로 이 기회를 잡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동엽은 삼성 이적 두 번째 해인 2020시즌, 타율 0.312 20홈런 74타점으로 맹활약 한 바 있다. 당시 꾸준한 경기 출장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에는 위기지만 김동엽에게는 다
김동엽은 자신에게 찾아 온 기회를 살려낼 수 있을까. 김동엽에게도 중요하지만 삼성의 팀 성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라 하겠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