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 FA 시장은 지난 5일 롯데 자이언츠 정훈(35)의 3년 총액 18억 원 계약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총 15명의 선수들이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옵션을 포함해 989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돈잔치'가 벌어졌다.
지난해 11월 26일 FA 시장이 열릴 때만 하더라도 이 같은 흐름은 예상하기 어려웠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리그 전체에 수입이 크게 줄어 선수들이 원하는 대박 계약을 따내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한화 포수 최재훈(32)이 5년 총액 54억 원에 도장을 찍은 것을 시작으로 시장은 뜨겁게 불타올랐다. 박건우(31)가 6년 총액 100억 원에 두산에서 NC로 둥지를 옮겼고 최대어로 꼽혔던 나성범(33)은 6년 총액 150억 원이라는 FA 시장 역대 최고액에 NC에서 KIA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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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타이거즈와 6년 총액 150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나성범.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구단들도 FA 시장이 닫히기 전까지 난감했다.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고 싶지만 대어급 선수들의 몸값은 상상 이상으로 치솟았고 시장에서 발을 빼자니 팬들의 따가운 시선과 마주해야 했다. 전력 보강을 위해서는 투자가 불가피했고 큰 금액을 지출할 수밖에 없었다.
타자들의 몸값 상승에 국내 투수들의 기량 저하가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왔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소 달랐다. 국내 투수들의 성장세가 더딘 부분은 인정하면서도 FA 시장 과열과 연관 짓기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A 구단 단장은 “토종 투수들의 기량이 과거보다 떨어진 부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FA 선수의 몸값은 시장 상황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특정 선수를 놓고 영입 경쟁이 붙으면 계약 총액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간단한 시장 논리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구단 입장에서는 팬들이 트럭 시위 등으로 전력보강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데다 언론에서 다른 팀들과 비교하고 지적하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며 “이번 FA 시장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FA 광풍이) 어느 한 부분 때문이라고는 말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B 구단 관계자도 “몇몇 선수들의 경우 생각했던 금액을 크게 뛰어넘는 계약 규모가 형성돼 놀랄 수밖에 없었다”며 “올해 FA 시장은 다른 해보다 각 팀들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과열 양상이 컸다. 협상을 진행하는 게 매우 힘들었던 환경이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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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