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테니스 세계 1위에 올라있는 노박 조코비치(35·세르비아)의 모습을 오는 17일부터 열리는 올해 첫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실력이나 부상 문제가 아니라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아 호주 입국이 거부되어서다.
AFP통신 등 주요 매체는 6일 "호주 출입국 관리소는 입국 요건을 갖추지 못한 조코비치에게 입국 비자를 발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비자가 없는 조코비치는 억류 후 호주를 떠나야 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호주는 현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입국하는 모든 사람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조코비치가 이를 끝내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조코비치는 이미 지난 2020년 6월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고, 이후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 의견을 표출해왔다. 지난 4일 조코비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았다"며 호주로 출국을 알려 화제가 됐지만 5일 밤 멜버른 공항에 도착한 뒤 6일 오전까지 공항에서 대기하다가 끝내 출국 명령을 받게 됐다. 백신 접종 면제 허가 자체는 받았지만 호주 입국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출전 선수와 관계자는 물론 관중들까지도 백신 접종을 마쳐야 대회장 입장이 가능한데 접종 면제 승인을 받은 것부터가 '혜택'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조코비치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호주오픈 남자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미 9회 우승을 차지해 역대 최다 우승자로 올라있지만 이대로 참가하지 못하면 4연패도, 통산 10회 우승도 모두 달성하기 힘들어진다.
이를 두고 대회가 열리는 호주와 조코비치의 조국인 세르비아도 서로 얼굴을 붉히는 모양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세계 최고 선수인 조코비치에 대한 괴롭힘을 즉각 중단시키기 위해 모든 조처를 강구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베오그라드 주재 호주 대사를 불러 조코비치의 호주 입국을 허가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코비치의 부친 스르잔 역시 "무장 경호원들이 지키는 방에 아들이 혼자 격리됐다"며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출입국 관련 규정에 대해서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며 "만일 관련 서류가 불충분하면 조코비치는 다음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이처럼 불편한 상황 속에서 호주오픈 흥행 타격은 불가피하게 됐다. 이번 대회에는 조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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