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에는 정답이 없다고들 말한다. 10번을 쳐 무려 7번이나 실패를 해도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는 타격은 그만큼 어렵고 파도 파도 답이 없는 고난의 길이다.
그런 타격에서 정답을 찾아 몇 년째 헤매고 있는 선수가 있다. 답은 찾지 못했지만 신념은 확실하다.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맞다고 믿고 계속 걸어가고 있다. 마치 구도자의 수행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
두산 오재원(37) 이야기다.
↑ 정답이 없는 타격의 정답을 찾아 길을 떠난 오재원. 과연 더 이상의 추락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사진=김영구 기자 |
오재원은 현재 미국으로 건너가 덕 레타 타격 코치와 훈련하고 있다.
덕 레타 타격 코치는 미국 야구 재야의 고수로, 많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낸 지도자다.
오재원도 레타 코치를 만나 커리어 하이를 찍은 적이 있다.
2018시즌 132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3 15홈런 81타점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오재원은 겨울만 되면 꾸준히 레타 코치를 찾아 타격 지도를 받고 있다.
하지만 결과가 좋은 편은 아니다.
2018시즌 이후 단 한 차례도 3할 타율에 근접해 보지 못했다.
타격 기회는 점차 줄어들었다. 결국 지난해에는 45경기서 75타수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성적도 형편 없었다. 타율이 0.167에 불과했고 홈런 없이 5타점에 머물렀다. 데뷔 이후 최악의 부진이었다. 나이가 나이이니 만큼 이젠 매년이 은퇴 위기라 할 수 있다.
올 시즌에도 이 같은 부진이 이어진다면 실제 유니폼을 벗어야 할지도 모른다.
오재원은 다시 한 번 레타 코치에게 자신을 맡겼다. 끝이 보이지 않는 타격의 정석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났다.
오재원은 최근 자신의 SNS에 현재 상황을 알리는 글을 올렸다.
오재원은 "마이 코리안 선, 나를 항상 이렇게 불러 주신다. 정답이 없는 문제에 정답을 찾으려 하는 어리석은 나에게 이미 많은 걸 얻었다며, 단 끝까지 싸우는 모습이 보고 싶다며 따뜻하게 안아주셨다. 사랑합니다. 미국 아빠"라고 했다.
그동안 레타 코치와 함게 타격에 대해 씨름을 했으며 나름의 결과물을 만들었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이런 오재원의 노력에 대해 김태형 두산 감독은 거의 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오재원이 믿고 있는 타격 방법에 손을 대려 하지 않는다.
그 믿음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오재원이 짊어져야 한다. 계속 줄어들고 있는 기회가 위기의 오재원을 말해주고 있다. 지난 시즌엔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지 못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제 정말 마지막일 수 있다. 2022시즌에도 추락을 멈추지 못한다면 '야구 선수' 오재원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구도의 길을 걷고 있는
오재원은 이번 '수행'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을까. 해답을 찾지 못했다면 오재원에게는 '마지막' 이라는 단어가 따라 붙을 가능성이 높다.
오재원이 수행자의 자세로 나선 여행에서 부진 탈출의 해답을 찾을 수 있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