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긴 침묵을 깨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던 마이애미 말린스. 그러나 2021시즌 67승을 기록하는데 그치며 다시 익숙한 자리로 내려왔다. 지구 최하위는 면했지만, 선두와 21.5게임차, 승률 41.4%로 실망스러운 성적이었던 것은 분명했다.
5월까지는 해볼만했다. 연승도 간간히 해가며 24승 29패로 할 승률 주위를 맴돌았고 한때 지구 3위까지 오르기도했다. 그러나 여름들어 더위를 제대로 먹었다. 6월(10승 17패) 7월(10승 15패) 8월(11승 17패) 부진이 이어지며 점점 경쟁에서 멀어져갔다. 2017년 이후 처음으로 홈에서 5할 승률(42승 38패) 기록했지만, 원정에서 25승 56패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경쟁이 멀어지자 트레이드 시장에서는 현실적으로 움직였다. 애덤 심버, 코리 디커슨을 토론토, 이미 가르시아를 휴스턴, 스탈링 마르테를 오클랜드, 존 커티스를 밀워키, 애덤 듀발을 애틀란타로 보냈다. 주로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선수들이었다. 이들을 내주고 받아온 선수들은 유망주 순위권 20위밖의 마이너리거, 혹은 조 패닉, 데이빗 헤스, 알렉스 잭슨 등의 즉시전력 자원이었다. 마르테와 1대1로 주고받은 헤수스 루자도는 모험이었다. 어슬레틱스에서 실패한 유망주를 어떻게 키울지는 이제 말린스 구단이 해결해야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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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디 알칸타라는 팀의 마운드를 굳건하게 지켰다. 사진= MK스포츠 DB |
시즌 훑어보기
67승 95패 내셔널리그 동부 4위, 623득점 701실점
WAR TOP5(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샌디 알칸타라 3.8
트레버 로저스 3.3
스탈링 마르테 2.8
파블로 로페즈 2.7
미겔 로하스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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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애미 타자들은 106개의 도루를 합작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좋았던 일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을 생각하면 마이애미는 순위표 조금 더 높은 곳에 머물 수도 있었다. 팀 평균자책점 3.96으로 내셔널리그 6위에 올랐고 특히 불펜(3.81)은 4위에 자리했다. 총 1381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는데 이는 2016년(1379개)을 뛰어넘는 구단 기록이다. 반대로 볼넷은 529개를 허용, 162경기 시즌 기준 2015년(508개) 이후 가장 적은 볼넷을 허용했다. 불펜은 내셔널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635 2/3이닝을 책임졌지만 꿋꿋하게 버텼다. 딜런 플로로와 이미 가르시아가 30세이브를 합작했고 앤소니 배스(61 1/3이닝 3.82 19홀드) 앤소니 벤더(61 1/3이닝 2.79 12홀드 3세이브) 리처드 브라이어(58이닝 2.95 20홀드)가 함께했다. 선발 로테이션에서는 샌디 알칸타라의 활약이 빛났다. 33경기에서 205 2/3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했다. 신인 트레버 로저스도 25경기에서 133이닝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64 기록, 가능성을 보여줬다.
마르테는 트레이드전까지 64경기에서 타율 0.305 OPS 0.856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도루도 22개를 기록했다. 도루 얘기가 나와서말인데 마이애미는 이번 시즌 106개의 도루를 기록, 팀 도루 부문 4위에 올랐다. 2년 연속 팀 도루 부문 4위 안에 들었다. 2019년 단 55개의 도루만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변화다. 재즈 치슴이 23개의 도루를 기록한 것을 비롯, 4명의 타자가 두 자리 수 도루를 기록했으며 18명의 타자가 최소 한 차례 이상 도루를 기록했다.
파이프라인도 튼튼했다. 8월 중순 발표된 리그 유망주 탑100에 7명의 유망주가 이름을 올렸다.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숫자다. 내야수 카릴 왓슨(28위) 우완 에드워드 카브레라(30위) 맥스 마이어(31위) 식스토 산체스(45위) 외야수 JJ 블레데이(77위) 좌완 제이크 에더(82위) 외야수 헤수스 산체스(91위)가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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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애미 불펜은 좋은 성적을 냈지만, 동시에 12개의 끝내기를 허용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나빴던 일
불펜 성적은 좋았지만, 필요할 때 제대로 막지를 못했다. 9회 평균자책점 4.11로 내셔널리그 9위에 머물렀다. 이번 시즌에만 12번의 끝내기 패배를 허용했는데 이는 워싱턴(13회) 다음으로 많은 횟수다. 구단 역사로 봐도 2013년 15회 다음으로 많은 기록이다.
알칸타라는 205 2/3이닝을 팔빠지게 던지며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했지만, 9승 15패를 기록했다. 하위팀 에이스의 숙명이다. 그와 로저스를 제외하면 100이닝 이상 던진 선발은 20경기에서 102 2/3이닝 소화한 파블로 로페즈, 단 한 명이다. 로페즈는 오른 회전근개 염좌로 7월 중순 이후 이탈했다. 또 다른 선발 일라이저 에르난데스도 이두근 염증, 사두근 염좌로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118경기를 결장했다. 루자도가 마이애미에서 보낸 첫 해는 실패작. 12경기에서 57 1/3이닝 던지며 평균자책점 6.44 기록했다.
기존 투수들이 제대로 해주지 못한 부분은 신인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10명의 신인 투수가 77차례 선발 등판을 소화했는데 이는 디트로이트와 공동 1위였다. 신인 투수들이 무려 576 1/3이닝을 합작해야했다.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22승 36패 평균자책점 4.23). 무려 18명의 신인 투수를 기용하며 이 부문 구단 기록도 경신했다.
전반적으로 보면 투수들이 해줘야 할 일을 해냈음에도 성적이 나오지 않은 것은 결국 타자들이 못해줬기 때문이다. 팀 OPS 0.671로 내셔널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106개의 도루를 뛰며 많이 훔쳤지만, 득점(623득점)은 내셔널리그에서 뒤에서 두 번째. 득점권 타율 0.239(내셔널리그 12위)로 주자들이 밥상을 차려도 타자들이 숟가락을 들 힘이 없었다.
앞으로 할 일
FA: 샌디 레온
연봉조정: 헤수스 아귈라, 리차드 블라이어, 가렛 쿠퍼, 딜런 플로로, 브라이언 앤더슨, 일라이저 에르난데스, 파블로 로페즈, 존 버티
시즌 종료 이후 나름 바쁘게 움직였다. 내야의 핵인 미겔 로하스와 2년 1000만 달러, 에이스 알칸타라와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