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의 2022시즌, 시작하기 전부터 걱정이 많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kt위즈로 이적한 박병호(36)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과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박병호는 지난달 29일 kt와 3년 총액 30억 원(계약금 7억 원, 연봉 20억 원, 옵션 3억 원)에 계약했다. 2011시즌 중반 LG트윈스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왕으로 자리매김했던 박병호는 변화와 도전을 선택했다.
반면 키움은 박병호의 이적을 예상치 못했던 분위기다. FA C등급인 박병호는 타구단 이적시 별도의 보상선수는 없지만, 보상금은 당해연도 연봉의 150%다. 2021년 15억 원의 연봉을 받았던 박병호의 보상금은 22억 5000만 원이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박병호를 22억 5000만 원을 주고 데려갈 가능성이 적다고 키움은 판단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갔다.
↑ 키움 히어로즈 주축 타자 노릇을 해줘야 할 이정후(왼쪽)와 김혜성(오른쪽). 사진=김재현 기자 |
하지만 박병호를 떠나보내며 무게감은 다시 줄었다. 박병호는 8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거포다. 에이징 커브라고 평가받은 2020~2021시즌에도 20홈런 이상을 때렸다. 비록 적지 않은 나이지만 20홈런 이상은 때릴 수 있는 타자가 박병호다.
더욱이 키움은 홈런에 목마른 팀이다. 지난시즌 홈런 91개로 전체 7위에 머물렀고 팀 내 두 자릿수 이상 홈런을 터트린 타자는 박병호와 박동원(22홈런) 뿐이었다.
오히려 푸이그에 대한 견제가 심해질 전망이다. 박병호를 대신할 거포를 찾아야 하지만, 20홈런을 때릴 타자가 타선에 보이지 않는다.
물론 국내 정상급 테이블 세터인 이용규(37) 김혜성(24)를 보유하고 있고, 2021시즌 타격왕 이정후(24)도 건재하다. 다만 이들은 장타자와는 거리가 멀다. 이정후도 중장거리 타자로 분류할 수 있다. 결국 시원한 아치를 그려줄 타자는 푸이그와 박동원 정도다. 박동원도 포수 마스크를 써야 하기에 20홈런 시즌을 다시 한 번 기록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MK스포츠’와 전화가 닿은 홍원기 감독은 “아무래도 이정후나 푸이그에 대한 견제가 심해질 것 같다. 스프링캠프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있다. (타선 구성에 대해) 고민을 더 해보겠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는 ‘딱총부대’로 팀 컬러를 변화해야 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전망이 많다. 송성문(26), 김웅빈(26) 등 새 얼굴이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주지 않는
어쨌든 박병호 없는 히어로즈는 새로운 색깔의 야구로 2022시즌을 치를 가능성이 커졌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