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성적만 보면 또 다른 실망스런 시즌이었다. 그러나 뒤에서는 또 다른 '경쟁'을 위한 역량을 쌓은 한 해였다. 시즌을 앞두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 론 가든하이어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난 뒤 징계를 소화한 A.J. 힌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외야수 로비 그로스맨과 2년 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2015-16 오프시즌 조던 짐머맨, 저스틴 업튼을 1억 달러 이상 대형 계약으로 영입한 이후 처음으로 맺은 FA 다년 계약이었다.
시작은 실망스러웠다. 4월 한 달간 8승 19패를 기록하는데 그치며 지구 최하위로 떨어졌다. 그러나 5월 14승 13패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꾸준히 5할 승률을 맞췄다. 4월 성적만 제외하면 69승 66패로 5할 승률을 넘겼다. 결국 지구 3위로 성적을 마무리했다. 화이트삭스(7승 12패) 클리블랜드(7승 12패) 캔자스시티(8승 11패) 미네소타(8승 11패) 등 같은 지구팀과 경기에서 고전했으나 보스턴(3승 3패) 양키스(3승 3패) 등 강팀들과 대등하게 맞섰고 휴스턴(5승 2패) 탬파베이(4승 3패) 등 포스트시즌 진출 팀들 상대로도 밀리지 않았다.
↑ 카브레라는 500홈런을 달성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시즌 훑어보기
77승 85패 아메리칸리그 중부 3위, 697득점 756실점
WAR TOP5(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자이머 칸델라리오 3.8
케이시 마이즈 3.3
로비 그로스맨 2.9
아킬 바두 2.1
조너던 스쿱 2.0
↑ 4월을 제외하면, 디트로이트의 시즌은 아주 좋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
좋았던 일
자이머 칸델라리오는 2020년 137에 이어 2021년 122의 OPS+를 기록하며 평균을 웃도는 활약을 보여줬다. 홈런은 16개로 2018년 커리어 하이(19홈런)에 못미쳤지만, 대신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42개의 2루타를 기록하며 67타점을 올렸다. 당분간은 주전 3루수 자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2년 계약으로 영입한 그로스맨도 타율은 0.239에 그쳤지만 23홈런 67타점 기록하며 자기 역할을 했다.
아킬 바두의 등장은 극적이었다. 2020년 12월 룰5드래프트로 영입한 그는 시즌 첫 출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타율 0.259 OPS 0.766 13홈런 55타점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조너던 스쿱, 에릭 하스는 나란히 22홈런을 기록하며 팀 공격에 기여했다. 홈런하면 미겔 카브레라를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시즌 통산 500홈런을 기록하며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2018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 유망주 케이시 마이즈는 마침내 기량을 꽃피웠다. 이번 시즌 30경기 등판해 150 1/3이닝 소화하며 7승 9패 평균자책점 3.71 기록, 풀타임 선발로서 첫 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타릭 스쿠발, 맷 매닝 등 24세 이하 젊은 선발 투수들도 꾸준히 기회를 얻었고, 여기에 윌리 페랄타, 매튜 보이드 등 베테랑들도 힘을 더했다. 2년전 17패를 기록했던 스펜서 턴불은 올해는 노 히터를 기록했다. 불펜에서는 그레고리 소토(63 2/3이닝 3.39 18세이브) 마이클 풀머(69 2/3이닝 2.97 14세이브) 카일 펑크하우저(68 1/3이닝 3.42 9홀드) 호세 시스네로(61 2/3이닝 3.65 18홀드)가 팀을 이끌었다.
↑ 턴불은 노 히터를 달성했지만, 토미 존 수술로 이탈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나빴던 일
노 히터를 기록한 턴불은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88로 좋은 투구를 했지만, 토미 존 수술을 받으며 이탈했다. 2022년에도 보기 어려울 전망. 호세 우레냐는 1년 계약으로 반등을 노렸으나 부상과 부진(선발 18경기 평균자책점 5.96)으로 결국 9월에는 불펜으로 밀려났다.
외야수 노마 마자라는 새로운 팀에서도 살아나지 못했다. 50경기에서 타율 0.212 OPS 0.597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텍사스에서 보낸 4년(537경기 OPS 0.754)이 그의 전성기였던 것일까. 카브레라도 500홈런을 달성했지만, 타율 0.256 OPS 0.701로 하락세가 확연했다. 이번 시즌 127경기중 83경기를 지명타자로 뛰었다. 이 비중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아직 2023년까지 계약이 남아 있다.
시즌 초반 부진한 성적, 같은 지구 팀들과의 전적 열세와 같은 요소들은 '위닝 팀'이 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할 과제다. 홈(42승 39패)과 원정(35승 46패)의 격차를 줄이는 노력도 필요해보인다.
앞으로 할 일
FA: 데릭 홀랜드, 윌리 페랄타, 훌리오 테헤란, 호세 우레냐, 매튜 보이드, 그레이슨 그라이너
연봉조정: 마이클 풀머, 조 히메네즈, 하이머 칸델라리오, 호세 시스네로, 빅터 레예스, 스펜서 턴불, 더스틴 가노, 해
검증된 선발 투수와 유격수를 영입했다고 할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선발 투수는 더 필요할 것이다. 트레이드 가능성도 있지만, 정상급 유망주들을 희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에 연봉 조정이라는 이름의 전쟁도 남아 있다. 바쁜 겨울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알링턴(미국) =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