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내부 FA(자유계약) 박병호(35)와 협상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항간에 제기된 ‘사인 앤 트레이드’ 가능성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고형욱(50) 키움 단장은 28일 ‘MK스포츠’와의 통화에서 “박병호 쪽과는 계속 연락을 하고 있다. 구단도 최선을 다하고 있고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면서도 “최종 결정은 박병호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호는 키움의 상징이다. 2011년 7월 31일 LG 트윈스에서 키움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이듬해부터 2015 시즌까지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며 히어로즈가 강팀으로 도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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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히어로즈가 FA 협상을 진행 중인 박병호의 타 구단 사인 앤 트레이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최근 2년간은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냈다. 지난해 타율 0.223 21홈런 66타점, 올해 타율 0.227 20홈런 76타점으로 주춤했다. 특유의 장타력은 여전했지만 컨택 능력 하락, 잔부상 등 에이징 커브 기류가 보였다.
이 때문에 100억 원대 대형 계약이 속출한 올해 FA 시장에서도 박병호의 계약은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FA C등급으로 타 구단 이적 시 보상선수는 없지만 올 시즌 연봉의 150%인 보상금 22억 5000만 원이 발생해 영입을 원하는 구단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그러나 최근 kt 위즈가 박병호 영입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쏟아지면서 키움도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고 단장은 “박병호가 타 구단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던 부분은 금액은 밝히지 않더라도 항상 우리 쪽에 공유를 해줬다”며 “우리도 박병호에 대한 예우를 다하는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단장은 다만 사인 앤 트레이드 방식을 통한 박병호의 타 구단 이적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키움은 2018년 채태인(39), 2019년 김민성(33) 등 내부 FA였던 선수들을 사인 앤 트레이드로 타 구단 이적을 도왔던 전례가 있다. FA 보상금보다 낮은 금액의 트레이드 머니만 받으면서 선수와 구단 모두 윈-윈하는 결정을 내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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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민성, 채태인 때와는 다르게 접근하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 아직 확정된 부분은 없지만 사인 앤 트레이드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