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로 열악한 게 사실이지만 즐겁게 해보려고 한다."
서한규(48) 전 한화 이글스 스카우트가 13년 만에 프로에서 대학 무대로 돌아가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최근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야구부 감독으로 부임해 선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내년을 준비 중이다.
서 감독은 ‘MK스포츠’와의 통화에서 “2군에서 오랜 기간 코치로 일하면서 신인 선수들의 기본기 부족을 많이 느꼈다”며 “기회가 된다면 직접 학생 선수들을 지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하고 있었는데 좋은 제안을 해주셔서 굉장히 오랜 만에 대학 무대에서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 SK 와이번스 수비코치 시절의 서한규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감독. 사진=서한규 감독 제공 |
특히 삼성과 맞붙은 2004 한국시리즈에서는 경기 후반 승부처 때마다 대수비로 투입됐다. 한국시리즈 역사상 유일하게 9차전까지 갔던 혈투에서 5경기에 출전해 현대의 창단 4번째 우승에 힘을 보탰다.
서 감독은 “당시 김재박 감독님께서 워낙 수비를 중요하게 생각하셨다. 내 수비력을 좋게 봐주신 덕분에 한국시리즈라는 큰 경기에서 뛸 수 있었다”며 “지금도 현대 멤버들과는 종종 연락을 한다. 야구 인생에서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2007년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이후에는 곧바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8년 강릉영동대 코치를 시작으로 2010년부터 키움 2군 주루코치, 수비코치 등을 거쳐 2015년 롯데 1군 수비코치,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SSG에 몸 담았다. 올해는 한화 스카우트로 아마추어 야구 선수들을 두루 지켜봤다.
서 감독이 생각하는 학생 야구 선수들의 단점은 기본기 부족이다. 체격 조건 등 하드웨어는 훌륭하지만 소프트웨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선수들이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투구폼, 타격 자세 등은 잘 만들어놨지만 기본기를 갈고 닦는데 소홀하면서 프로 입단 후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1군에서 선수가 부족하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 역시 90년대 중반, 2000년대 초반과 비교했을 때 야수들이 공수에서 기본기가 부족한 게 눈에 띈다는 입장이다. 특히 내야수들은 고교, 대학시절 인조잔디에서 뛰는 게 익숙해 지면서 프로 입단 후 천연잔디 구장의 바운드를 맞추는 것부터 다시 몸에 익히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 감독은 “몇몇 신인 선수들을 제외하면 프로에 갓 입단한 선수들 대부분이 공수에서 기본기가 부족한 게 눈에 보인다”며 “야수들은 캐치볼을 하는 모습만 봐도 자세나 연결 동작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사실상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1군 선수로 성장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감독으로 부임한 서한규 전 한화 이글스 스카우트. 사진=서한규 감독 제공 |
기술적인 지도 외에도 선수들의 마음과 멘탈을 잡아줘야 하는 것도 서 감독의 몫이다. 환경도 프로와 비교하면 열악한 게 사실이지만 서 감독은 차근차근 하나씩 만들어가겠다는 각오다.
서 감독은 “대학 야구는 지원이 풍족한 프로와는 다르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선수들의 부모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