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시즌을 준비하는 겨울, 프로야구 선수 중 가장 많이 회자 되는 이가 롯데 자이언츠 캡틴 전준우(35)다.
프로야구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이 과열되면서 유독 전준우의 이름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2년 전 FA 자격을 취득한 전준우는 4년 총액 34억 원에 롯데와 재계약했다.
100억 원대 계약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 이번 FA 시장과 비교하면 당시 시장은 너무 추웠다.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 특히 전준우의 계약이 대표적이었다.
↑ 힘차게 베이스러닝 중인 롯데 자이언츠 캡틴 전준우. 사진=김영구 기자 |
개인 훈련에 한창인 12월이다. 전준우는 “11월 20일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은 잘 하고 있다”며 “운동 외에는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 아침에 딸 등교, 아들 등원 시킨다. 아빠의 삶을 살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2022시즌 잘해야 할 이유가 많다. 물론 2021시즌 전준우는 나이를 잊은 듯했다. 전경기(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8, 192안타를 기록했다. 타율은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2위였고, 최다안타 타이틀을 가져갔다. 3년 전인 2018시즌 득점과 최다안타 타이틀로 2관왕과 함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무엇보다 전경기 출전이다. 전준우는 “나는 경기에 나가면 나갈수록 체력이 좋아진다. 오히려 경기를 안 하면 피곤하다. 중간에 컨디션 조절한 것도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준우는 “3년 전과 비교하면 홈런이 많이 줄었다. 2018년에는 홈런이 33개였는데, 올 시즌에는 7개다”라고 말했다. 전준우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지 못한 건 2016시즌 이후 처음이다. 물론 2016시즌은 경찰 야구단에서 전역해 정규시즌 막판 복귀한 이유가 컸다. 전준우는 “(타격) 방향성을 바꿨다. 초반에 홈런이 안 나오다 보니, 너무 홈런만 노리면 밸런스가 무거워질 수 있다. 그렇다고 2루타는 포기할 수 없어서 정확하게 때려보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출루율은 3년 전과 큰 차이가 없다. 홈런이라는 건 흐름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내년부터 롯데의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은 홈플레이트에서 외야 펜스까지 거리가 더 멀어진다. 전반적으로 투수 친화형 구장이 된다. 그래도 전준우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야구를 사직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구장이 커진다고 의식하고 힘이 들어가는 순간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다. 의식하지 않고, 내 루틴을 가지고 때리면 홈런을 칠 수 있다. 흐름이 오면 장타가 나올 것이고,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개인 성적은 괜찮았지만, 전준우에겐 아쉬움이 남는 2021시즌이다. 더욱이 전준우는 올 시즌 주장을 맡았다. 롯데는 정규시즌 8위에 그쳤지만, 시즌 막판까지 5강 경쟁을 이어갔다. 롯데 팀 분위기도 좋았다. 중심에는 ‘캡틴’ 전준우가 있었다. 전준우는 후배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그는 “내가 한 건 별로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전준우는 “사실 이전보다는 선·후배 관계가 유연해지지 않았나. 내가 먼저 어린 선수들에게 다가가려고 했다. 말도 먼저 걸고, 장난도 쳤다. 물론 뭐라 할 때는 엄청 뭐라 하기도 했다”며 “어린 선수들과 가까워지려고 했고, 잘하면 잘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실수를 했을 때도 뭐라 하기도 하지만, 조금 부드럽게 얘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주장으로서 가을야구에 대한 강한 의지가 생겼다. 전준우는 “2017년 포스트시즌 진출 이후 계속 우리 팀의 가을이 짧아지고 있다. 내가 막 입단했을 때 롯데는 가을야구 단골손님이었다. 사실 그때는 당연히 포스트시즌에 간다고 생각했다”며 “이제 베테랑이 된 뒤, 가을야구와 멀어지다 보니 소중한 감정이 든다. 올해는 주장을 맡아서 그런지 더욱 간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다른 팀들을 보며 내년에는 꼭 가을야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배들에게도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자’라는 메시지를 더욱 강하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 전준우의 왼쪽 상의에 새겨진 주장 표시. 팀 성적이라는 목표 앞에 전준우의 책임감은 커지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그리고 다짐했다. “경기에 나서는 모든 후배들이 내년에 잘했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우리 롯데가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착한 형’ 전준우의 목소리는 책임감이 가득했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