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는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조용한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26일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개장했지만 대어급 선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는 모양새다.
SSG가 이번 FA 시장에서 큰손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현재까지의 흐름만 놓고 본다면 외부 영입 없이 내년 시즌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신 지난 14일 KBO리그 최초로 非(비) FA 선수와의 다년 계약을 성공시켰다. 올 시즌 중 나란히 수술대에 올랐던 토종 선발투수 박종훈(31), 문승원(32)과 각각 5년 65억 원, 55억 원에 장기계약을 맺었다.
↑ 지난 14일 5년의 장기계약을 체결한 SSG 랜더스 투수 박종훈(왼쪽), 문승원. 사진=MK스포츠 DB |
SSG는 박종훈, 문승원이 계약 기간 내에는 선발투수로서 팀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선수다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이지만 어느 정도의 리스크는 감수하고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상에서 회복한다면 충분히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투수들이라는 믿음도 깔려 있다.
류선규(51) SSG 단장은 “지난 7월 장기계약이 허용됐을 때부터 이번 계약을 준비해왔다”며 “올해 FA 시장이 과열될 것으로 보고 우리 팀은 우선순위를 외부 FA에 두기보다 내부 선수를 지키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장기계약은 구단과 선수 모두 리스크를 분담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며 “팀으로서는 매년 시즌을 준비하는데 있어 안정적으로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 선수들도 FA를 의식해 무리하게 재활에 속도를 높일 필요가 없다. 박종훈, 문승원도 구단 제안에 굉장히 고마워했다”고 설명했다.
SSG는 박종훈과 문승원이 장기계약의 모범사례가 되어주길 바라고 있다. 내년부터 FA 자격 취득 연한이 고졸은 8시즌, 대졸은 7시즌으로 단축되기는 하지만 프로 입단 후 매년 145일의 서비스타임을 충족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전성기에 접어든 20대 중반 나이대 선수들과 장기계약은 선수와 구단 모두에게 윈-
류 단장은 “장기계약은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성행하고 있다”며 “팀으로서는 전력을 안정 시키는 효과가 있고 선수도 FA 자격을 얻기 위해 무리하게 경기를 뛸 이유가 없다. 장기계약이 FA보다 더 효율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