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중견수 박해민(31)을 품은 LG 트윈스가 내년 시즌 야수진 운영에 큰 변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주전 우익수 채은성(31)의 1루수 이동이 핵심이다.
LG는 지난 14일 박해민과 4년 총액 60억 원(계약금 32억 원, 연봉 6억 원, 인센티브 4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타 구단에 비해 외야 자원이 풍족한 LG지만 박해민의 플레이 스타일이 팀에 꼭 필요하다고 봤다.
류지현(50) LG 감독은 박해민 영입 직후 “시즌 종료 후 코칭스태프, 프런트와 미팅을 통해 어떤 선수가 우리 팀에 필요할지 충분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박해민이 오면서 2번타순에 대한 숙제를 해결하고 외야 수비와 기동력까지 강화됐다. 공수주에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좋은 선수다”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 내년 시즌 1루수로 포지션 변경이 유력한 LG 트윈스 채은성. 사진=MK스포츠 DB |
남은 건 외야진 교통정리다. LG는 내부 FA 김현수(33)를 무조건 붙잡는다는 계획이다. 협상 과정에서 의견 차가 없는 건 아니지만 김현수 잔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내년 시즌 외야진 베스트 라인업은 좌익수 김현수-중견수 박해민-우익수 홍창기가 유력하다.
문제는 지명타자 슬롯을 활용하더라도 벤치에 앉혀두기에는 아쉬운 자원들이 적지 않게 남는다. 4번타자 채은성과 올 시즌 부진하기는 했지만 1군 주전급 타자로 분류되는 이형종(32), 타선의 미래로 꼽히는 이재원(22), 문성주(24)까지 외야수가 넘친다. 외국인 타자까지 합류하면 선발출전은 물론 1군에서 엔트리 하나를 차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류 감독은 일단 “선수들의 수비 위치 등은 내년 2월 스프링캠프 전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얘기할 부분은 아니다”라며 “코칭스태프와 논의도 하고 선수들의 몸 상태 등도 체크하면서 차분하게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차명석(52) LG 단장은 채은성의 1루수 이동을 통한 야수진 활용 극대화를 시사했다. 채은성은 2014 시즌 이후 1루수로 선발출전한 경험은 없다. 김현수가 종종 1루 미트를 끼기는 했지만 ‘1루수 채은성’은 생소한 그림이다. 하지만 LG는 채은성의 몸 상태 및 수비 밸런스를 고려해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차 단장은 “감독님께서도 시즌 중 몇 차례 (채은성의 1루 전환 관련) 이야기를 하셨다
또 “아직 영입이 결정되지 않은 외국인 타자의 포지션이 1루수로 결정되더라도 지명타자를 활용해 국내 선수들과 번갈아가며 뛰면 된다”며 “외국인 타자 영입의 최우선 순위는 타격 능력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