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V1'의 공신들을 모두 떠나보낼 위기에 몰렸다. 이호준(47) 타격코치가 시즌 종료 후 LG 트윈스로 옮긴 데 이어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32)의 타 구단 이적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는 모양새다.
NC는 올 시즌이 끝나자마자 '호부지' 이호준 1군 메인 타격코치가 LG로 떠났다. 이 코치는 2013년 NC에 합류한 뒤 해외 연수를 위해 자리를 비웠던 2018 시즌을 제외하고 줄곧 팀을 지켜왔다. 2019 시즌 1군 코칭스태프로 합류한 이후 리그에서 손꼽히는 강타선을 구축해 2020 시즌 NC의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 코치가 새로운 도전을 택하면서 NC는 스토브리그 시작과 함께 코칭스태프 개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내년 2월 스프링캠프 전까지 신임 타격코치를 선임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 이호준(왼쪽) 코치와 나성범. 사진=MK스포츠 DB |
이 가운데 타선 보강이 절실한 KIA 타이거즈가 나성범 영입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KIA는 올 시즌을 9위로 마친 뒤 사장, 단장, 감독을 모두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명가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이번 FA 시장에서 큰 손으로 나설 것이 유력하게 점쳐졌고 나성범에게 역대급 초대형 계약을 배팅했다는 설이 무성하다.
나성범은 올해까지 1군 통산 9시즌 타율 0.312 212홈런 830타점 94도루의 성적을 기록했다. 2019년 5월 무릎 부상을 입은 뒤 수술을 거치며 주루, 수비 능력이 최전성기와 비교하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여전히 KBO를 대표하는 좌타 거포 중 하나다. 올 시즌에도 타율 0.281 33홈런 101타점으로 리그에서 손꼽히는 방망이 실력을 뽐냈다.
NC에서도 나성범의 존재감은 중심타자 그 이상이었다. NC가 2013 시즌 1군 진입 이후 빠르게 강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데는 나성범의 활약이 매우 컸다. 나성범이 내년부터 다른 팀 유니폼을 입는다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고민은 또 있다.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30)가 미국 메이저리그 재도전 의지를 불태우면서 사실상 재계약이 불발됐다. 알테어는 2년 연속 30홈런 이상, 20홈런-20도루를 기록하며 호타준족으로 제 몫을 해줬다. 리그 최상급의 중견수 수비 능력도 큰 보탬이 됐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을 펼친 우승 공신 중 한명이었다. 나성범과 알테어가 동시에
NC로서는 우승의 핵심 공신들이 모두 빠져나간 상태에서 내년 시즌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