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호는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5년 만에 토종 득점왕이 된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 대구 돌풍의 주역 세징야(대구FC), 울산의 에이스로 성장한 이동준(울산 현대) 등 쟁쟁한 후보들과 경쟁한 홍정호는 각 구단 감독(30%), 주장(30%), 미디어(40%) 투표를 합산한 결과에서 48.98점으로 2위 주민규(39.45점)를 따돌리고 생애 첫 MVP에 올랐다.
득점으로 직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 MVP는 지난 1997년 김주성(부산 대우) 이후 24년 만의 일이다. 중앙수비수로는 프로 원년인 1983년의 박성화(할렐루야)와 1985년 한문배(럭키금성), 1991년 고(故)정용환(대우), 1992년 홍명보(포항제철), 김주성에 이어 역대 6번째 MVP다.
독일 분데스리가 경험을 가지고 전북에 4년전 입단한 홍정호는 올 시즌 전북이 팀 최소 실점(37골)을 기록하는데 큰 공헌을 했고, 자신이 터트린 2골 모두 결승골로 승점 6점을 챙기는 일에도 기여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낼 수 있었다.
감독상 부문에서도 올해 첫 지휘봉을 잡은 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이 47.03점으로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29.07), 김도균 수원FC 감독(18.35)을 제치고 수상해 전북 현대가 주요 수상을 차지하게 됐다. 홍정호가 수상하며 전북 현대는 지난해 손준호(산둥 루넝)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자를 배출했고, 과거까지 포함하면 이동국(2009, 2011, 2014, 2015년), 이재성(마인츠, 2017년)까지 4명(7회)의 시즌 MVP를 만든 명문 구단이 됐다.
"우승에 도전하는 전북 감독의 무게를 깨달았다"고 밝힌 김 감독이 "평소 상복이 없는데 좋은 상 주셔서 감사하다. 오늘이 18번째 결혼기념일인데 집에 못 갈 것 같다. 오늘 상금으로 와이프 가방 하나 사 들고 가야 안 쫓겨나겠다"고 너스레를 떨자 홍정호 역시 "수비수라 받을 수 있을지 고민도 했는데 큰 상을 받았고 앞으로도 전북의 벽이 되겠다"고 다짐한 뒤 "사실 오늘이 아내의 생일이라 감독님과 같이 백화점에 가겠다"는 농담으로 화답했다.
이밖에 베스트 11에는 주민구와 라스(수원 FC)가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고, 미드필더에 바코, 이동준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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