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지난 2019년 끝없는 추락을 경험했다. 선수단 내부에서 코치, 선수 할거없이 다툼을 벌인 것이 공개됐고, 마무리 펠리페 바스케스는 미성년자 성추행이 적발돼 쇠고랑을 찼다. 클린트 허들, 닐 헌팅턴 단장, 프랭크 쿠넬리 사장이 동반 경질됐다. 감독에 단장, 사장까지 모두 목이 달아났다는 것은 그만큼 팀의 상황이 심각했다는 뜻이다.
이후 피츠버그는 무너진 배를 재건하기 시작했다. 2013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벤 체링턴을 단장으로 영입했고 2019년 미네소타 트윈스의 지구 우승에 코치로서 기여한 데릭 쉘튼을 감독으로 영입했다. 2021년은 이 둘이 팀을 맡은지 2년째 되는해였다. 느리지만 조금씩 무너진 배를 재건하기 시작했다.
38명의 투수를 포함한 64명의 선수들을 기용해가며 옥석가리기를 진행했다. 그중에는 유격수 오닐 크루즈(MLB.com 유망주 랭킹 3위) 우완 로안시 콘트레라스(6위) 미겔 야후레(25위) 등 구단 정상급 유망주들도 포함돼 있었다.
↑ 스트래튼(오른쪽)은 2021시즌 피츠버그 최다승 투수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
시즌 훑어보기
61승 101패 내셔널리그 중부 5위, 609득점 833실점
WAR TOP5(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브라이언 레이놀즈 6.0
애덤 프레이지어 3.0
제이콥 스탈링스 3.0
키브라이언 헤이스 2.4
데이빗 베드나 2.1
↑ 프레이지어와 레이놀즈는 동반으로 올스타에 나갔다. 사진=ⓒAFPBBNews = News1 |
좋았던 일
하위권 팀은 올스타 게임에서 선수 한 명 내보내기도 버거운 것이 현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애덤 프레이지어, 브라이언 레이놀즈 두 명의 선수가 그것도 선발 멤버로 올스타에 출전했다.
프레이지어는 98경기에서 타율 0.324 출루율 0.388 장타율 0.448 4홈런 32타점의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투쿠피타 마카노를 포함한 세 명의 유망주를 남기고 샌디에이고로 떠났다. 2018년 앤드류 맥커친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내주며 데려온 레이놀즈는 올해 드디어 기량이 만개했다. 159경기에서 타율 0.302 출루율 0.390 장타율 0.522 24홈런 90타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많은 8개의 3루타를 기록했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4.55로 내셔널리그에서 10위를 기록했다. 팀 성적을 고려하면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리차드 로드리게스와 크리스 스트래튼이 22세이브를 합작했다. 데이빗 베드나도 60 2/3이닝 던지며 2.2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들은 스몰마켓을 연고로하는 하위권 팀이라는 현실을 인정했고, 이에 맞게 대처했다. 프레이지어 트레이드를 시작으로 클레이 홈즈 타일러 앤더슨 리차드 로드리게스 등을 트레이드하며 유망주들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박효준이라는 괜찮은 유틸리티 선수도 발굴했다. 유망주들만 모은 것은 아니었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입지가 좁아진 마이클 차비스를 영입했다.
계약할 때만 하더라도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했던 쓰쓰고 요시토모는 43경기에서 타율 0.268 출루율 0.347 장타율 0.535 8홈런 25타점을 기록하며 대박을 터트렸다. 결국 피츠버그와 1년 더 계약했다.
↑ 피츠버그 선발진은 양적, 질적으로 부실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나빴던 일
선발진은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나쁜 5.5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소화 이닝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741 2/3이닝)다음으로 적었다. 양적, 질적으로 부실했다. 무려 17명의 투수가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JT 브루베이커(124 1/3이닝 5.36) 윌 크로우(116 2/3이닝 5.48) 미치 켈러(100 2/3이닝 6.17) 타일러 앤더슨(103 1/3이닝 4.35) 네 명이 100이닝 이상 소화했지만 시즌 중간에 떠난 앤더슨을 제외하고 모두 5점대 이상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다. 팀내 개인 최다승 투수가 불펜 필승조인 크리스 스트래튼(7승)이라는 점은 뭔가 문제가 있어보인다.
야수들도 모두가 옳은 방향으로 간 것은 아니었다. 팀내 최고 유망주였던 키브라이언 헤이스는 첫 162경기 시즌 96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 0.257 출루율 0.316 장타율 0.373의 평범한 성적을 올렸다. 케빈 뉴먼은 주전 유격수로서 꾸준한 기회를 잡았지만 148경기에서 타율 0.226 출루율 0.265 장타율 0.309의 처참한 성적을 냈다. 콜린 모란도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결국 시즌 종료 이후 방출됐다.
앞으로 할 일
FA: 트레버 케이힐, 셸비 밀러, 쓰쓰고 요시토모(재계약)
연봉조정: 체이슨 슈레브, 크리스 스트래튼, 케빈 뉴먼, 마이클 페레즈, 브라이언 레이놀즈
직장폐쇄가 되기전 선수단 이동을 진행했다. 채드 쿨, 콜린 모란, 스티븐 브라울트를 논 텐더 방출했고 제이콥 스탈링스를 마이애미로 트레이드하며 우완 잭 톰슨을 받아왔다. 쓰쓰고 요시토모와 재계약했으며, 좌완 호세 퀸타나 포수 로베르토 페레즈를 1년 계약으로 영입했다. 연봉 조정 대상자중에는 벤 개멀과 계약을 완
체링턴 단장은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특히 상위 레벨을 발전시키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며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대한 보강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설마 지금까지 진행한 영입을 두고 이렇게 말한 것은 아닐 것이다. 직장폐쇄가 풀린다면 추가 영입 가능성이 있다.
[알링턴(미국) =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