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퇴장이다. 성공한 쿠데타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 김사니(40) 감독대행이 3경기 만에 퇴진 의사를 밝혔다.
김사니 대행은 2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리는 2021-2022 도드람 V-리그 2라운드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 앞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IBK 사무국에 따르면 “김 대행이 경기 전 공식 인터뷰에서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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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데타는 결국 3경기 천하로 돌아갔다. 반란군 수괴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이 붙었던 김사니 IBK기업은행 감독대행이 자진사퇴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서남원 감독이 “판이 짜여져있는 것 같다”고 한 것처럼 김사니 대행은 당당했다. 지휘봉을 처음 잡은 지난달 23일 흥국생명전에 앞서 “나도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업적’이 있다. 내가 이럴 수밖에 없었던 선택을 헤아려줬으면 좋겠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서 전 감독으로부터 폭언과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고 폭로했지만, 구체적인 정황을 밝히지도 못했다. 서 전 감독은 폭언 사실을 부인했다.
객관적인 상황은 김사니 대행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배구계는 좁디좁다. 서남원 전 감독의 성품을 아는 이들은 서 전 감독의 얘기에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결국 배구인들도 김 대행에게 등을 돌렸다. 특히 여자부 감독들의 김 대행과 악수 거부 운동이 일어났다. 지난달 27일 GS칼텍스의 차상현 감독이 먼저 나섰고 이날 도로공사전에서도 김종민 감독이 김 대행을 외면했다. 나머지 팀들 감독도 동참할 기세였다.
‘업적’ 발언은 오히려 김사니 대행에게 독이 됐다. 물론 선수 시절로만 따지면 V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다. 국가대표 세터로 활약했고, IBK의 유일한 영구결번이 김 대행이다.
그러나 지금은 엄연히 지도자다. 지도자로서는 고작 2년 차다. 자신을 아직 선수로 인식하는 미숙한 태도는 비판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타 프로스포츠 종목 관계자도 “자기 입으로 ‘업적’이라는 단어를 쓴 게 사실이냐. 기가 막힌다”라는 반응이었다.
지휘봉을 잡고 선수들을 이끈 첫 경기인 흥국생명전에서 승리하며, 성공한 쿠데타라는 업적이 추가됐던 김사니 대행. 지금은 배구계 왕따가 됐다. 비판 여론에 못이겨 3경기 만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진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