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계속 할 수 있게 돼 정말 감사하죠.”
롯데 자이언츠 박승욱(29)의 목소리는 밝았다. kt위즈에서 방출된지 한 달 보름 여 만에 새 둥지를 찾았기 때문이다.
2일 ‘MK스포츠’와 전화 통화가 된 박승욱은 “(방출되고)나서 막막했다. 하지만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감사하게도 롯데에서 기회를 주셨다.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잘 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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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위즈 시절 수비 훈련 중인 박승욱. 사진=MK스포츠 DB |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박승욱은 SK와 kt 시절 여러 내야의 빈자리를 메우며 주목 받았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결국 올 시즌 막판인 10월 중순 kt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따로 얘기를 들었던 것보다는 (방출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 박승욱은 “내가 kt에서 큰 활약도 못했고, 기대에 부응하지도 못했다. kt는 통합우승을 한 팀이고, 어느 정도 다져진 팀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내 입지가 줄어들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도 우승의 현장에 같이 있었으면 좋았겠다라는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지금은 롯데라는 새로운 팀에서 새롭게 기회를 얻는 게 더 낫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에서 테스트를 받는 기간, 박승욱은 주로 유격수로 나섰다. 이는 지난 2년 간 유격수로 활약한 딕슨 마차도(29)의 재계약 불발과도 관련 있다. 유격수 자원의 전력 보강이 없는 롯데로서는 김민수(23) 배성근(26) 등이 유격수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박승욱은 “한 3년 정도는 유격수를 거의 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옆에서 다른 선수들이 유격수를 하는 것을 지켜봐 왔고, 마무리캠프때 주로 유격수 했다. 원래 주포지션이기도 했고, 계속 유격수 수비를 생각하면서 되는 부분이 생겼다. 자신감도 커졌다. 잘 준비하면 되겠다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제 롯데맨으로 적응해야 한다. 박승욱은 “SK에서 같이 뛰던 최민준, kt에서 함께한 이강준이 친하다. 또 군대에서 전역한 (조)무근이 형은 고등학교(대구 상원고) 선배다. 많이 도와주고 있다”며 “롯데는 상대팀 입장에서도 자이언츠라는 마크가 무겁고 묵직한 느낌이 드는 팀이었다. 사직구장에 가서 해봐야겠지만, 팀 분위기가 좋고, 자율적인 분위기가 형성돼있더라, 경쟁하면서 시너지 효과 날 것 같다는 긍정적인 느낌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방출되고 나서 그만둔다기에는 후회가 많이 됐다. 이대로 끝내선 안된다. 후회없이 해보자라는
현재 경기도 부천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박승욱은 고향인 대구로 내려가 모교 상원고에서 개인 훈련을 돌입할 예정이다. 이제 롯데맨으로서 박승욱이 다시 출발 지점에 섰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