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충청권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충청권은 일찍이 현 최다 우승에 빛나는 레전드 홍석한이 그랑프리 2회 우승으로 전성기를 구가할 때도 주목을 받지 못한 지역이다.
위로는 수도권, 아래로는 영호남 지역에 밀려 이쪽저쪽 눈치를 보거나 굵직한 대회에서는 한쪽에 극단적인 힘을 합해 킹메이커 역할까지 자처했던 곳이다. 수적으로는 전혀 밀릴 것이 없었기에 응원하는 팬들에겐 그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이전과 확연하게 다르다.
◆ 두꺼운 선수층, 중원의 세종에서 범 충청권으로 세력 확산
↑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경주사업총괄본부 제공 |
여기에 트랙과 도로에서 곧잘 합동훈련도 실시하는 인근지역인 범 충청권으로 나아가면 수도권 전체가 부럽지 않을 만큼 규모가 더 커진다. 대전과 미원이 각각 15명(총 30명), 유성(8명) 학하(6명) 도안(7명) 대전·충남·충북 개인 훈련자(18명)까지 합치면 무려 100여 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시쳇말로 인해전술로만 밀어붙여도 충분하다.
◆ 중상위권 우수 인력 넘쳐
단순히 인원만 많은 게 아니다. 지역 대장 황인혁을 중심으로 충북 에이스 전영규, 요즘 벨로드롬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는 양승원·김관희, 26기 최대어 김영수·방극산을 비롯해 김환윤, 임치형, 정태양, 김범수, 조주현, 황준하, 이성용, 최종근, 박성현, 김현경, 김범중 등 매 경주 무게감을 주는 강자들이 셀 수 없을 정도다. 우수·특선의 중상위권 선수 비율이 타 선수들에 비해 가장 월등한 곳이기도 하다.
또 하나 충청권이 진정 무서운 이유는 이들 중 상황에 따라 선행, 젖히기 등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자력 승부형들이 대다수인데다 장보규, 홍석한, 박종현 같은 고참 부터 갓 데뷔한 25·26기까지 골고루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시쳇말로 젊은 피 수혈도 경주중 라인전이 펼쳐질 때 주저 없이 선봉에 나설만한 돌격대들이 넘쳐난다.
이는 명문 팀으로 꼽히는 김포·동서울·수성팀에서도 모두 부럽고 또 두렵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 남다른 결속력
인원이 많고 제아무리 우수한 자원이 풍부해도 결속력이 없으면 무용지물, 하지만 예전과는 매우 다르다. 우선 유성벨로드롬 그리고 도로 훈련에서 지속해서 충남·충북 선수들이 어울려 합동훈련을 하고 있고 최근 파업 후 복귀한 선수들조차 기존 선수들과의 연대에 거리낌이 없다. 서로 반갑게 맞이하며 협공을 도모하는 모습들이 여러 차례 노출 중이다.
그 탓인지 경주중 이들이 협공을 통해 올린 승전보도 타 지역에 비해 최근 두드러진다. 그 범위 또한 특선은 물론 우수 선발 무대를 가리지 않고 있어 더 주목된다.
가까운 46회 일요일 창원 선발 결승에선 충북소속의 이록희, 이찬우가 이어진 부산 우수 결승에선 세종팀 김민배, 방극산이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고 마지막 광명으로 넘어간 일요 우수급 결승에선 세종팀 삼인방 박준성, 김명섭, 김영수가 1, 2, 3착을 모조리 휩쓰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런 보기 드문 결과에 타지역 선수들은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다.
◆ 명실상부 최강팀 등극의 남은 2%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 역할 절실
전문가들은 충청권이 명실상부 지역 최고의 팀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이 대규모 군단을 이끌 수장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지역 간판급인 홍석한, 김현경, 정주상 등은 무리수를 두지 않는 성향으로 라이벌 또는 특정지역과 맞서는 걸 매우 싫어했었다.
현재 황인혁도 그런 영향을 받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팀의 전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유하자면 현재 군사들이 사기충천으로 당장 적진을 향해 돌파할 기세인데 군주만 이것저것을 생각하며 망설이고 있는 모양세, 따라서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의 역할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예상지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모든 것이 때가 있듯 충청
[박찬형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