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하나 필요하지 않은 선수가 없다.
내부 FA가 3명이나 풀리는 삼성 이야기다. 주전 포수 강민호(36)가 풀리고 공.수에서 활약이 큰 중견수 박해민(31)도 FA다. 여기에 14승을 거둔 백정현(34)까지 대상이다.
어떤 선수에게 중점을 두기 힘들 정도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선택이다. 무조건 다 잡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만에 하나 순번을 정한다면 포수 강민호를 일단 잡는 것이 가장 필요해 보인다.
↑ 강민호가 삼성 내부 FA 중 가장 놓쳐선 안될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수 없이 많은 이유가 강민호 잔류를 설득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하지만 현재 삼성 전력 구조상 강민호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포수다.
일단 삼성은 강민호의 후계자를 아직 키워내지 못했다. 강민호가 있을 때 그를 보고 배울 전력이 반드시 필요했는데 그 작업을 아직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
만에 하나 강민호가 떠나게 되면 김민수 김응민 등이 주전 포수를 맡아야 하는데 전력 차이가 너무 크게 나는 상황이다. 강민호 외엔 아직 대안을 키우지 못했다는 점에서 강민호의 존재감이 더욱 커졌다고 할 수 있다.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김도환은 상무 입대를 결정했다.
일단 강민호를 잡은 뒤 가능성 있는 포수를 백업으로 붙여 성장을 돕도록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다.
강민호가 빠져나가면 투수진도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강민호에 대한 투수들의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올 시즌 토종 에이스로 떠오른 원태인은 도쿄 올림픽에 참가하며 강민호를 두고 "부모님과 함께 가는 기분"이라고 했었다. 그만큼 많이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원태인 외에도 최채흥 등 삼성의 미래가 될 선수들이 강민호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인다.
삼성이 평균 자책점 4.30으로 팀 평균 자책점 4위에 오르는데 강민호의 몫이 상당히 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또한 지난 4년간 삼성 투수들에 대한 데이터가 모조리 강민호의 머릿 속으로 들어갔다. 강민호의 이적은 이 데이터의 대량 유출을 의미한다.
각 투수들의 장단점은 물론 성격과 버릇까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강민호다. 그런 강민호를 적이 되어 상대해야 한다는 건 끔찍한 일이다.
투수 뿐 아니라 야수에 대한 정보도 많다. 포수라는 포지션의 특성상 투수 뿐 아니라 같은 팀 야수에 대한 정보도 많아야 한다. 강민호에겐 삼성에 치명적이 될 수 있는 데이터가 대량으로 담겨져 있다.
강민호가 이적하게 되면 삼성의 공.수 데이터가 고스란히 타 팀의 손에 넘겨지게 된다. 삼성이 강민호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공격적인 측면에서도 여전히 쓸만한 전력이다.
강민호는 올 시즌 4번 타자로 가장 많은 300타석에 들어섰다. 그 다음이 5번 타자로 122타석이었다. 타선의 중심에 배치돼 공격의 선봉에 섰음을 의미한다.
강민호가 빠지게 되면 중심 타선에 큰 영향을 입게 된다. 강민호는 올 시즌 타율 0.291 18홈런 67타점을 올렸는데 앞으로 2년 이상은 이 정도 성적을 꾸준히 찍어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월에 페이스가 떨어지며 체력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130경기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갖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이처럼 강민호는 현재 삼성 전력에서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어느 선수 하나 귀하지 않은 선수 없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놓쳐선 안될 선수가 바로 강민호다.
강민
과연 삼성은 내부 FA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강민호와 협상을 효율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까. 계약 연수가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앞으로 시작될 협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