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베테랑 나지완(36)이 FA 신청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본인을 위해서는 FA 신청을 미루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FA 자격까지 논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자칫 미아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 나지완은 현재 FA 신청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장의 냉정한 평가는 신청을 유보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부상과 부진 탓에 31경기 출장에 그쳤고 타율도 0.160에 불과했다.
장기인 홈런은 1개도 기록하지 못했고 7타점을 올리는데 멈춰서야 했다. 도저히 FA와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고민은 되겠지만 신청을 포기하고 1년 더 기회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A에이전트는 "내 고객이라면 FA 신청을 미루라고 조언하겠다. 지금 시장에 나온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나지완은 한계가 분명한 선수라는 것만 올 시즌에 보여줬다. 공격력이 아니면 팀에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냉정한 평가다. 그 공격력에서 올 시즌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다. 가치를 인정 받기 위해선 일단 FA 신청을 미룬 뒤 내년 시즌에 승부를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물론 현재 KIA는 거포 자원이 크게 부족한 팀이다.
올 시즌 팀 홈런수가 66개로 10개 팀 중 최하위였다. 9위인 한화의 80개와도 큰 치아기 났을 정도로 장타력이 떨어졌다.
그러나 나지완이 꾸준히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 애매하기 때문이다.
A팀 전력 분석 팀장은 "나지완은 수비가 약한 선수다. 이제는 외야수의 수비 능력도 대단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트랜드다. 나지완은 결정적으로 수비가 약하다. 정면 타구가 아닌 조금만 옆으로 타구가 향해도 어지간한 선수들은 원 히트 투런을 노릴 수 있다. 그만큼 수비가 부실하다. 단타를 맞고 2루타를 내주는 것과 같은 역효과가 난다면 믿고 수비를 맡길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명 타자로 나서는 것도 쉽지 않다. 일단 최형우가 버티고 있고 지명 타자에 대한 야구계의 시선도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B팀 전력 분석원은 "이제 지명 타자는 하나의 고정된 포지션이라기 보다 선수들이 돌아가며 들어가는 자리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144경기 체제에서 야수들의 체력 관리는 대단히 중요해졌다. 지명 타자는 한 선수에게 고정되기 보다 선수들이 돌아가며 체력적으로 부담을 덜고 공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자리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나지완 정도의 공격 성적으로 지명 타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본다. 특히 KIA엔 최형우가 버티고 있다. 최형우는 지명 타자의 무게감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선수다. 그런 최형우도 가끔은 수비를 나가거나 결장하며 지명 타자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현실적으로 나지완에게는 자리가 없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계약이 이뤄진다면 나지완에게는 일단 대타 몫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타로 나서 성과를 거둔다면 조금씩 입지를 넓혀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FA 신청을 하며 협상에 나선다면 이런 기회마저 봉쇄 당할 수 있다. 한국 프로야구엔 아직도 FA 신청은 곧 팀을 떠날 수 있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KIA 한 코치는 "나지완이 FA 신청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FA를 신청하면 팀을 떠날 수 있다는 뜻으로 구단이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협상에서 대단히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될 것이다. 그동안 나지완이 팀에 공헌한 것이 있기 때문에 재계약 협상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FA 협상은 다르다. 협상에 임하는 구단의 자세부터 달라질 수 밖에 없지 않겠나. 그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구단은 지금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체제가 들어서면
위기의 나지완이다. FA 신청을 놓고 고민 중이라면 말리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나지완이 현실에 맞는 적절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