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는 필요하다. 하지만 백정현은 아니다." 도대체 무슨 뜻일까.
SSG는 내년 시즌 개막과 함께 당장 쓸 선발 투수가 부족한 팀이다. 박종훈과 문승원이 모두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6월 중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최소 개막 이후 두달 정도는 쓸 수 없는 자원이다.
올 시즌도 마땅한 선발 투수감이 없어 고전했던 SSG다. 때문에 SSG가 FA 중 유일한 선발 자원인 백정현(34)에게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 SSG 선수들이 시즌 홈 최종전을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류선규 SSG 단장은 "백정현에 대해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어떤 이야기도 나온 적이 없다. 앞으로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적지 않은 나이와 꾸준하지 않은 성적이 걸림돌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백정현은 올 시즌 최고의 성적을 거둔 선발 투수다.
27경기에 선발 등판해 14승5패, 평균 자책점 2.63을 기록했다. WHIP가 1.24로 안정적이었고 피안타율도 0.244로 낮았다.
특히 157.2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을 54개만 내줬을 정도로 안정감 있는 제구력이 돋보였다.
하지만 SSG는 그런 백정현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백정현이 B급으로 공시된 뒤에도 입장 변화는 없었다.
물론 구단 정책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백정현의 시장 가격이 높게 책정되지 않는다는 등의 변수가 생기면 SSG도 움직일 수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다.
선발이 필요한 팀이 수준급 선발이 나왔지만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는 건 '플랜 B'가 마련 돼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FA보다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트레이드로 빅딜을 꾀할 수 있다는 전망을 해볼 수 있다.
A팀 관계자는 "SSG가 백정현을 원치 않은 이유에서 힌트를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많고 한 시즌 반짝한 성적 만으로 투자를 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읽을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좀 더 전성기에 가까운 나이대의 꾸준한 성적을 찍은 선발 투수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FA로 공격력을 보강한 뒤 그렇게 생긴 공격력의 여유를 트레이드 시장에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SSG가 트레이드를 통해 선발 자원을 구한다는 설은 오래전부터 돌았다. 다만 SSG가 원하는 수준의 선발 카드를 받으려면 그만큼의 선수 투자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선규 단장은 백정현 영입설에 고개를 저으면서도 "선발 투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는 점까지 부인하지는 않았다. 어떤 형태로든 선발 보강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김광현 복귀 또한 불투명한 상황에서 아무 대책 없이 시즌을 맞이하게 된다면 SSG는 골든 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 박종훈과 문승원이 돌아온다 해도 때 늦은 추격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과연 SSG의 선택은 무엇일까. 백정현을 영입하지 않겠다는 방침만 분명하게 세운 채 나머지 가능성은 모두 열어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