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학주(31)에게 이제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 것일까. 위기에 놓인 것 만은 분명하지만 다시 제 자리를 찾을 수 있는 찬스까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이학주를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판단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허 감독은 "이학주에 대해 구단에 어떤 요청도 하지 않았다. 여전히 우리 선수고 우리가 써야 할 선수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면 원점에서 모든 것을 놓고 평가할 것이다. 이학주도 그 관문을 통과하면 다시 주전 유격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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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학주의 트레이드가 추진되고 있지만 헐값에 내놓지는 않는다는 것이 삼성의 계획이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이학주 잔류에 대비해 "원점에서 재평가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김영구 기자 |
타율이 0.206에 불과했고 4홈런 20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출루율이 0.276에 멈췄고 장타율도 0.335로 초라했다. OPS가 0.611에 불과했다. 공격적인 측면에서 전혀 타선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믿었던 수비마저 크게 흔들리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제 자리를 찾지 못했다.
9월 17일 이후로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서도 제외되며 완전히 잊혀진 선수가 됐다.
그 과정에서 지각 사태 등 야구 외적인 부분들이 돌출되며 값어치가 더욱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허삼영 감독이 직접 이학주의 지각 사태에 대해 사과를 해야 했을 정도로 심각한 분위기로 몰렸다.
자연스럽게 이학주에 대한 트레이드설이 불거져 나왔다. 삼성도 이학주를 트레이드 할 수 있음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카드가 맞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었지만 트레이드 시장에 선수를 내 놓고 있음은 분명했다.
그러나 삼성에서의 이학주 입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삼성이 내 놓은 방침에서 알 수 있듯 이학주를 헐값에 트레이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적정한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타 팀에선 이미 전력 외로 분류된 선수에게 많은 투자를 하려 하지 않을 것이 뻔하다.
게다가 현재로서는 유격수에 대한 수요가 많지도 않다. 유격수가 확실치 않은 팀은 키움 정도인데 키움은 이학주에게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롯데는 마차도와 계약하지 않으면 유격수 자리에 공백이 생기기는 하지만 아직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 수 없다.
삼성이 이학주를 품고 가는 그림을 그리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허삼영 감독도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 트레이드는 구단에서 추진하는 것이다. 허 감독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뿐이다. 이학주에 대해서 여전히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이유다.
허 감독은 "이학주에 대한 재평가는 스프링캠프서 이뤄질 것이다. 본인이 준비를 잘 해와서 경쟁자들보다 나은 실력을 보여준다면 이학주를 쓸 것이다. 아무런 사전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편견도 갖지 않을 생각이다. 1군에서 살아 남기 위해 많은 선수들이 죽을 힘을 다한다. 그런 경쟁을 뚤으면 이학주가 주전이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김지찬이 앞서 있지만 야구는 알 수 없는 것이다. 스프링캠프에서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린 뒤 공정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그 경쟁에서 이기면 주전 유격수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학주의 거취는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트레이드가 추진되기는 하겠지만 삼
허 감독은 트레이드 무산에 대비해 이학주에 대한 재평가를 할 준비도 하고 있다. 과연 이학주의 거취는 어떻게 결정될 것인가. 삼성 잔류가 결정 된다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살아 남을 수 있다. 모든 것은 이학주에게 달려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