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을 모르는 KT다. 우승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내년 시즌에 대한 준비에 들어갔다.
첫 번째 작업은 외국인 선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과연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들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교체할 것인지를 조만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3명이 모두 같이 할 수도 있고 최대 2/3까지 바뀔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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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외국인 선수 쿠에바스-데스파이네-호잉(왼쪽부터). KT는 통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 중 2명까지 교체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사진=MK스포츠 DB |
데스파이네는 올 시즌 13승10패, 평균 자책점 3.39를 기록했다. 2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하며 1선발 몫을 해냈다.
올 시즌에도 188.2이닝을 소화해 이닝 이터로서 몫을 다해냈다. 피안타율이 0.243에 불과했다. WHIP는 1.34로 조금 높았다.
쿠에바스는 후반기 막판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시즌 성적은 9승5패, 평균 자책점 4.12를 기록했다. 드러난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후반기 임팩트가 대단히 강력했다.
특히 정규 시즌 우승이 걸린 타이브레이커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의 역투가 돋보였다.
그러나 KT는 내년 시즌에도 이 둘과 동행할 것인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타 팀의 입장에서 보면 걱정이 없어 보이는 KT의 외국인 투수 라인업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더욱 강력한 카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숭용 KT 단장은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다 같이 갈지 둘 중 한 명만 동행할 것인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둘 다 교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둘 중 한 명은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 이강철 감독님이 늘 15승 이상을 할 수 있는 진정한 에이스에 대한 갈증을 갖고 있다. 그 부분을 우리도 잘 알고 있다. 현재 외국인 선수 라인업을 정리하고 있다. 확실한 에이스 카드로 활용될 선수가 나타난다면 둘 중 한 명은 교체를 선택할 수도 있다.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고심을 하고 있다. 둘 다 교체하지는 않는다는 것만 결정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야수 호잉에 대한 교체 의견도 있다.
호잉은 올 시즌 타율 0.239 11홈런 52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외국인 타자로서 기대하는 공격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폭 넓은 수비 범위와 영리한 주루 플레이, 성실한 태도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찬스에 강하다는 인식도 있었지만 득점권 타율은 0.238에 그쳤다.
이 단장은 "호잉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다. 수비와 주루에서 많은 도움이 된 선수인 것만은 분명하다. 외국인 타자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많이 겪기 때문에 고민의 폭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원점에서 놓고 다시 판단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교체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같이 갈 가능성도 남아 있다. 대체할 만한 자원을 찾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KT는 올 시즌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뤄냈다. 그 멤버에 손을 댄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 하지만 KT는 수성을 위해서라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 단장은 "올 시즌을 치르며 우리 팀 전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우승을 차지해 준 선수들에게 더 고맙고 감독님의 용병술에 감사하고 있다. 과연 이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은지 좀 더 공격적으로 보강을 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다만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외국인 선수는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만큼 신중하고 면밀한 검토를 거쳐 결정을 해야 한다. 변화를 두려워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첫 통합 우승 이후에도 만족 보다는 도전을 선언한 KT다. 우리에게 익숙한 외국인 선수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KT가 과감한 선택으로 변화를 모색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