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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1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kt 위즈 선수단이 주장 유한준을 헹가레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토너먼트의 특징은 '내일이 없다'는 한 마디로 압축된다. 패배해도 다음 경기가 있는 정규리그와 달리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포스트시즌은 패배하면 탈락으로 이어지기에 운영방식이 정규리그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야구계에서는 단기전 승리 핵심 요인으로 두터운 선발진·무실책·결정적 한 방을 꼽는다. kt는 이같은 승리방정식을 최대한 활용하는 정공법으로 '가을 DNA' 두산을 꺾었다.
이번 KS에서 kt 선발진은 역대 우승팀을 압도하는 선발진을 과시했다.
kt에서 KS 1~4차전 동안 내세운 선발투수는 윌리엄 쿠에바스, 소형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배제성(1~4차전 순) 4명이다. kt 선발투수 4명은 모두 5이닝 이상 책임지며 선발승을 따냈다. '4전 전승'으로 마무리된 역대 KS에서 각기 다른 선발투수 4명이 모두 승리투수가 된 것은 kt가 처음이다.
두산 역시 7년 연속 KS에 진출한 포스트시즌의 단골인만큼 단기전 승리 공식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이 피로, 부상 등을 이유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이 뼈아팠다.
이번 KS에서 kt와 두산이 기용한 투수는 각각 17명, 24명이다. kt 선발투수 전원이 5이닝 이상을 책임진 것과 달리 두산은 1차전과 3차전 선발투수 곽빈, 미란다만 5이닝 이상을 던졌다. 미란다의 KS 복귀가 두산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보다 두산 투수진의 피로 누적이 더 컸던 셈이다.
실책 역시 승부를 가른 요인이 됐다.
kt는 구단 첫 가을야구인 지난 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4경기 동안 실책 6개를 범하며 자멸했다. 정규리그 순위는 kt가 더 높았지만 연이은 실책으로 무너지면서 두산이 KS에 진출하는 것을 지켜봐야했다.
1년만에 돌아온 '가을야구'에서 kt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박경수(37) 등 베테랑들이 고비 때마다 몸을 날리는 수비를 펼치면서 두산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KT의 정규시즌 실책은 112개로 10개 팀 중 세 번째로 많다. 이번 KS에서 KT는 4차전 동안 단 1개의 실책만 범했다. 흐름을 상대에게 넘겨줄 수 있는 실책을 억제한 것이 우승의 원동력인 셈이다.
반면 정규시즌 89개의 실책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세 번째로 적은 실책을 기록한 두산은 1차전 2개의 실책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수비로 정평이 난 허경민과 김재호가 실책을 범했고, 기세를 탄 KT는 4전 전승으로 KS를 마무리하는데 성공했다.
결정적인 순간 터진 홈런 한 방도 KT 우승의 원동력이다
KT는 0대0으로 맞선 3차전 5회초 박경수가 미란다를 상대로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우승을 확정지은 4차전에서도 KT는 두산의 추격이 거세질 때마다 신본기(5회 1점), 제러드 호잉(8회 2점)의 홈런으로 점수차를 더욱 벌리며 두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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