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내야수 박경수가 프로 데뷔 18년 만에 밟은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kt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4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8-4로 이겼다. 1~3차전에 이어 시리즈 4연승으로 정규시즌, 통합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한국시리즈 MVP의 영광은 박경수에게 돌아갔다. 박경수는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뛰며 8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화려한 성적은 아니지만 3차전 결승 솔로 홈런과 2차전 결정적인 호수비로 시리즈를 지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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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위즈 박경수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 한국시리즈 4차전 종료 후 우승 행사에서 MVP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
박경수는 우승 직후 “이 기분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운을 뗀 뒤 “행복한 감정을 넘어섰다. 오늘 밤이 지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기쁨을 계속 만끽하고 싶다”고 감격했다.
박경수는 2014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해 LG 트윈스에서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적 첫해부터 22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고 오랜 기간 주장을 맡아 후배들을 이끌어왔다. 지난해에는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올해는 박경수에게 힘든 시간이었다. 팀은 줄곧 선두다툼을 이어가며 순항했지만 박경수는 정규시즌 타율 0.192 9홈런 33타점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박경수는 쓰러지지 않았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 출전에서 베테랑의 힘을 유감 없이 보여줬다. 한국시리즈 역사에 길이 남을 역대급 수비를 수차례 선보이며 kt의 ‘V1’을 견인했다.
박경수는 “공치사가 아니라 한국시리즈 MVP는 내가 잘해서 받은 게 아니다. ‘팀 kt’를 대표해서 내가 받았다고 표현하고 싶다”며 “이런 큰 경기에서 큰 상을 받은 게 믿기지 않는다. 너무 너무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또 “사실 기사로 내가 MVP 후보라고 많이들 표현해 주셨는데 4차전에 뛰지 못하는 상황에서 (황) 재균이가 초반에 막 치고 나가서 농담으로 그만 치라는 말도 했다”며 “상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받고 나니 내가 받을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수줍게 말했다.
박경수는 향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도 큰 욕심을 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올 시즌을 끝으로 kt와 맺었던 두 번째 FA 계약이 만료되는 가운데
박경수는 “FA는 내게 선택권이 없는 것 같다. 일단 구단과 잘 상의하겠다”며 “선수로서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고집을 피울 생각도 없다. 구단과 좋은 방향으로 상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척(서울)=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