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끝나고 나니 큰 감정은 안 들더라고요.”
‘준비된 감독’에서 이제 ‘우승 감독’으로, 이강철 kt위즈 감독은 환하게 웃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1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8-4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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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막내구단 kt가 창단 8년만에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kt는 1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두산과의 경기에서 8-4 승리를 거두면서 4연승으로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반면 4연패를 당한 두산은 KBO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대기록에 만족해야만 했다.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한 이강철 kt감독이 선수들로 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
1군 진입 후 만년 하위권이었던 kt는 2019시즌을 앞두고 이강철 감독이 부임하면서 강팀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2019시즌 아쉽게 6위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래도 첫 승률 5할 이상이라는 성과가 있었다. 지난해는 정규시즌 2위로 첫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그리고 3년 차인 올해 팀을 첫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도 “많은 우승을 해봤지만, 울은 적은 없다. 그래서 웃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힘든 순간을 묻자 “두산 베어스라는 강팀을 만났다. 3연승을 하고 나서도 안절부절한 모습을 보였을 것이다. 김태형 감독과 두산 선수들이 강팀이기 때문에 안심하지 못했다. 그래서 쿠에바스도 생각하지 않았다. 두산, 김태형 감독과 좋은 경기해서 감사하다. 두산도 힘들었을 것이다. 오늘 끝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1회부터 득점이 나면서 머릿속이 헷갈리기 시작했다. 쿠에바스도 생각나고, 배제성은 1년에 한 번 나올 볼이 오늘 나왔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해태 타이거즈(현 KIA)라는 강팀에서 뛰며 숱한 우승을 해왔다. 1996년 한국시리즈에서는 MVP를 수상했다. 한국시리즈 최초의 MVP 출신 우승 감독이 됐다. 이 감독도 “좋은 기록도 안 좋은 기록도 많다. 안 좋은 기록은 그만큼 많이 던졌기 때문에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기록도 은근히 하고 싶었다. 별 생각을 혼자 다했다. 9회쯤 드디어 1위 감독으로 가나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9회가 끝나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더라”라며 껄껄 웃었다.
kt의 첫 통합우승에 대해선 “기존 계시던 조범현 감독님, 김진욱 감독님 두 분께서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줬기 때문에 나부터 선수들이 기량 펼칠 수 있는 토대가 됐다”고 공을 돌렷다. 그러면서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선수들이 6~7년 지나서 기량이 올라왔다. 이후부터 선수들에게 주전 포지션 주고 선수들도 발전한 것 같다”며 “선수들이 자리를 잡아주고 자기들이 어떻게 야구해야 하는지 설명도 해주면서 타이트한 경기도 하고 중간 투수들도 포기하지 않는 게임하면서 발전했다. 작년엔 억척스럽게 올라온 것 같고. 오늘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덤덤히 말했다.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된 박경수에 대해서는 “경기 전에 여기까지도 정말 잘해줬다. 내가 미안하다고 하니까 괜찮다고 하더라. 그래도 MVP 받아서 마음이 위안이 된다”며 “근데 워낙 임팩트가 컸다. 정말 움직일 수만 있어도 대타로 세우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되겠더라. 그래서 끝까지 엔트리에서 안 뺐다”고 설명했다. 박경수는 3차전까지 결정적인 활약을 펼치다가, 3차전 수비 도중 종아리 부상을 당해 이날 목발을 짚고 나타났다.
지난 3년 동안 가장 잘한 결정에 대해서는 “배정대를 중견수로 쓴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숙소에 들어가서 술 한잔 하고 쉬겠다”며 웃었다.
[고척(서울)=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