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에 목말랐던 마법사 군단의 맏형들이 꿈에 그리던 'V1'과 함께 2021년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kt 위즈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kt 3승) 4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8-4로 이겼다. 시리즈 4연승으로 두산을 스윕하고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까지 품에 안았다.
kt의 우승은 베테랑들의 헌신과 활약이 밑바탕이 됐다. kt는 이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경험 부족이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에 올라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으며 창단 첫 가을야구에 성공했지만 주축 선수 대부분이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았다. 한국시리즈를 뛰어본 주전 선수는 유한준 혼자였다. 백업으로 범위를 넓혀도 포수 허도환을 제외하면 한국시리즈를 TV로 지켜본 게 전부였다.
↑ kt 위즈 박경수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팀의 득점 후 더그아웃에서 기뻐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
이 감독은 한국시리즈 직전 "베테랑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좀 더 편하게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들 선수 생활을 오래 했고 중요한 경기를 많이 해봤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올해 1위 결정전 등 경험할 수 있는 건 다했다. 경험이 없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kt 베테랑들은 이 감독의 믿음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시즌 막판 타격 슬럼프로 고전했던 2루수 박경수가 대표적이다. 박경수는 2차전에서 한국시리즈 명장면 중 하나로 길이 남을 호수비로 데일리 MVP를 차지한 뒤 3차전에서는 결승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팀을 우승길로 인도했다.
박경수가 부상으로 이탈했던 4차전에서는 캡틴 황재균이 빛났다. 황재균은 1회초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 1타점 2루타, 2회초에는 스코어를 4-0으로 만드는 1타점 2루타와 득점까지 올렸다.
↑ kt 위즈 유한준이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회초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
박경수, 유한준, 황재균 모두 15년이 넘는 긴 프로 경력에도 단 한 번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한을 풀어냈다. 'V1'의 중심에서 당당히 우승반지를 끼고 야구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고척(서울)=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