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3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앞서 지난 14일 1차전을 4-2, 2차전에서 6-1 승리를 챙긴 데 이어 3연승을 질주했다. 역사적인 창단 첫 통합우승까지 1승 만을 남겨뒀다.
하지만 kt는 눈앞으로 ‘V1’이 다가왔음에도 마냥 웃을 수 없었다.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을 펼치던 베테랑 박경수가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남은 경기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8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전한 박경수는 kt가 3-0으로 앞선 8회말 수비 때 부상을 입었다. 무사 1루에서 두산 안재석의 빗맞은 타구를 외야까지 잘 쫓아갔지만 공이 글러브에 맞고 떨어지며 포구에 실패했다.
↑ kt 위즈 내야수 신본기. 사진=김재현 기자 |
박경수는 한국시리즈 시작 이후 kt에서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2차전에는 그림 같은 호수비로 데일리 MVP에 선정됐고 이날 3차전에서 5회초 결승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18일 4차전이 kt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다면 가장 유력한 시리즈 MVP 후보였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4차전에 선발로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박경수는 부상 직후 고대 구로병원으로 이동해 MRI 검진을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이튿날로 검사가 미뤄졌다.
이강철 kt 감독은 3차전 직후 “박경수 본인은 우측 종아리가 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아마 4차전은 출전이 힘들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감독은 일단 4차전 선발 2루수로 신본기를 지명했다. “신본기는 경험이 있는 선수다. 신본기를 2루수로 쓸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신본기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롯데 자이언츠에서 kt로 트레이드됐다. kt는 내야 백업 보강이 절실했던 가운데 신본기의 합류로 시즌 운영에 숨통이 트일 수 있었다. 올 시즌 성적은 96경기 타율 0.236 1홈런 19타점 1도루로 화려하지 않았지만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kt의 정규시즌 우승에 힘을 보탰다.
신본기는 제한적인 출전 기회 속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지난 9월 15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3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팀의 4-3 승리를 이끈 뒤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부상 선수가 나오면 그 공백을 메우는 게 내 몫이다. 기회가 왔을 때 잘하기 위해 준비해왔다”며 올 시즌에 임해 왔던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신본기는 이 경기에서 주전 유격수 심우준의 부상으로 출전 기회를 얻었던 가운데 18일 4차전에서도 박경수의 갑작스러운 부상 이탈로 생애 첫 한
신본기가 외쳤던 "4년 전이지만 롯데 시절 가을 야구 경험이 있기 때문에 포스트 시즌에 가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기회가 주어지면 팀 우승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각오를 현실로 이룰 수 있는 순간이 왔다.
[고척(서울)=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