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좀비’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 벼랑에 몰렸다. 플레이오프까지 활화산 같았던 타선이 식은 탓이 컸다. 특히 부진했던 타자들이 반등 기미를 보이자, 해주던 타자들이 침묵하는 엇박자 현상이 나오고 있다.
두산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위즈와의 2021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3차전에서 1-3으로 졌다. 이날 패배로 두산은 시리즈 3연패가 됐다. 한 차례만 더 kt에 패하면 한국시리즈는 끝난다. 두산이 준우승팀이 되는 것이다.
이날 패배의 원인은 명백했다. 타선 부진이다. 두산 타선은 이날 5안타 2볼넷에 그쳤다. 특히 kt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마운드를 지킨 5⅔이닝 동안에는 1안타 1볼넷을 얻어낸 게 전부였다.
↑ 1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 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kt가 3-1로 승리했다. 두산 김재환, 페르난데스가 경기를 마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
특히 이날 타선은 엇박자였다. 1, 2차전에서 무안타로 침묵했던 박건우(4타수 1안타 1타점)와 양석환(4타수 2안타)이 안타를 쳤다. 박건우는 8회말 적시타로 무득점 탈출을 이끌었다. 양석환은 멀티히트다.
하지만 1, 2차전에서 맹타를 휘둘렀던 선수들의 침묵은 아쉽다. 1차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김재환, 허경민, 강승호가 그 주인공들이다. 페르난데스는 2차전에서도 3안타로 홀로 두산 타선을 이끌었지만, 이날 3차전에서는 무안타로 침묵했다. 김재환은 1차전 멀티히트 이후 2차전부터 무안타 늪에 빠졌다. 허경민은 정수빈이 부상으로 빠져 2차전 리드오프로 나서 볼넷 2개를 골랐지만, 역시 안타를 때리지 못하고 있다. 강승호는 2차전 안타와 득점을 올렸지만, 이날 3차전에서 5번에 배치됐는데,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정규시즌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의 큰 힘은 불펜도 불펜이지만, 타선의 역할이 컸다. 플레이오프까지는 타선의 집중력이 무서울 정도였고, 그 상승세가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지리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오히려 타선은 확 식었다. 여기에 타선 전체가 맞물려서 터지지 않고 있다. 무기력한 느낌까지 든다. 경기 후 김태형 두산 감독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고척(서울)=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