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V1’ 히든카드 고영표가 생애 첫 가을야구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kt는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2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6-1로 이겼다. 지난 14일 1차전 4-2 승리에 이어 시리즈 2연승을 내달리고 우승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kt는 이날 선발투수 소형준이 6회까지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봉쇄하며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타선도 1회말 황재균의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은 뒤 5회말 5점을 더 보태며 승기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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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위즈 투수 고영표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8회초 교체되며 동료들에게 격려를 받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
고영표는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올 시즌 26경기 11승 6패 평균자책점 2.92의 특급 성적을 찍었다. 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로 발돋움하며 kt의 정규시즌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선발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 감독은 고영표를 불펜으로 돌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토종 선발자원이 풍족한 가운데 고영표를 승부처에서 폭넓게 기용해 우승 확률을 높이겠다는 복안이었다.
이 감독은 지난 12일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개인적으로 (상대가 봤을 때) 의외성이 있는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고 이는 고영표의 불펜 기용을 뜻하는 것이었다.
고영표는 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7회초 선두타자 양석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기분 좋게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박세혁을 좌전 안타로 1루에 내보냈지만 곧바로 김인태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이닝을 마쳤다.
8회초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선두타자 박계범과 허경민을 차례로 내야 땅볼로 잡아냈다. 2사 후 강승호에게 2루타를 허용한 게 옥에 티였지만 특유의 제구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kt 벤치는 고영표의 투구수가 20개에 가까워지자 투수를 조현우로 교체했다. 조현우가 호세 페르난데스에 적시타를 맞아 강승호가 득점하면서 고영표의 자책점이 기록된 점은 아쉬웠지만 이날 고영표의 투구 내용은 충분히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한국시리즈는 6~7점 차도 금방 따라잡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두산은 강팀이다. 막아줘야 할 때 막아야 한다고 판단이 들어서 고영표를 7회초 등판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고영표를 페르난데스 타석에서 교체한 건 좌완인 조현우가 준비하고 있었고 점수 차도 벌어져 있었기 때문에 3차전을 대비하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kt는 오는 17일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선발등판 할 예정인 가운데 상황에 따라 고영표가 빠르게 뒤이어
이 감독은 일단 "3차전 선발투수는 정석대로 데스파이네로 간다"며 "고영표도 2차전에서 2이닝을 던졌기 때문에 하루 쉬고 3차전 등판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