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두산’의 행보가 부상 악재 속에 힘을 잃어가고 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으려던 계획은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두산 베어스는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2차전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1-6으로 졌다. 지난 14일 1차전 2-4 패배에 이어 2연패를 당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라인업에 큰 변화를 줬다. 정수빈과 강승호로 테이블세터를 구성하고 타격감이 좋은 호세 페르난데스를 3번에 배치했다. 최근 슬럼프에 빠진 주전 1루수 양석환을 7번으로 내렸다. 5번에 들어간 박건우의 컨디션도 썩 좋은 게 아니지만 양석환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타순 조정이 불가피했다.
![]() |
↑ 두산 베어스 정수빈(오른쪽 첫 번째)이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팀이 1-6으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
정수빈은 1차전에서 팀이 1-1로 맞선 5회말 kt 조용호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린 슈퍼캐치로 잡아내 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왼쪽 손목에 적지 않은 충격이 가해졌고 이튿날 상태가 악화됐다.
김 감독은 결국 허경민-강승호-페르난데스-김재환-박건우-양석환-박세혁-김인태-박계범으로 다시 타순을 짰다. 정수빈의 공백을 김인태로 메워보려 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김인태는 두산이 0-1로 뒤진 2회초 1사 1루에서 병살타에 그치며 고개를 숙였다. 5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출루를 노렸지만 내야 땅볼로 물러났고 7회초 1사 1루에서 또 한 번 병살타를 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올해 포스트시즌 들어 첫 선발출전 기회를 얻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정수빈의 회복이 더뎌진다면 두산의 한국시리즈 잔여 경기 운영 자체도 꼬일 수밖에 없다. 큰 경기에 강했던 정수빈의 타격은 물론 리그 최정상급 외야 수비 능력도 단기전에서 꼭 필요한 요소다. 정수빈의 공백은 여러 가지로 두산에게 치명적이다.
두산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는 정수빈이 오는 17일 3차전에 맞춰 복귀하는 것이지만
김 감독은 2차전 패배 직후 “정수빈의 3차전 출전 여부는 휴식일에 상태를 체크해 봐야 한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1, 2차전 모두 초반 찬스가 연결이 잘 안되고 끊기면서 kt 쪽으로 흐름과 찬스가 넘어갔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