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를 앞둔 사령탑의 신경전은 우승팀을 가리는 최종 행사의 양념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2021 KBO 한국시리즈를 하루 앞둔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는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정규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t위즈 이강철 감독 황재균 강백호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올라온 두산 베어스에서는 김태형 감독 박세혁 양석환이 참석했다.
무미건조하게 흘러가던 미디어데이. 양 팀 사령탑에서 몇 차전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냐는 단골 질문이 주어졌다. 한국시리즈는 7전 4선승제. 빨리 끝나면 4차전이고, 길게 가면 7차전이다.
↑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을 펼친 김태형 두산 감독과 이강철 kt 감독(왼쪽부터). 사진=김재현 기자 |
그런데 김태형 감독이 “뭐라고요?”라고 흘낏 쳐다봤다. 그러면서 “마음대로 생각하시라. 우리도 최선을 다해 빨리 끝내겠다”고 받아쳤다.
이는 이강철 감독의 자존심을 건드린 듯 했다. 이 감독은 “"그렇다면 조금 더 빨리 끝내드리겠다. 초반 승기 잡으면 시리즈 4-0도 생각하고 있다”고 다시 역공했다. 이에 김 감독은 “마음대로 생각하시라. 우리는 빨리 끝내겠다”고 받았다.
내용만 봤을 때는 살벌한 신경전이었지만, 두 감독의 관계를 알면 이해가 되는 말씨름이었다. 1966년생인 이강철 감독과 1967년생인 김태형 감독은 한 살 터울로 친한 관계다. 대학 시절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대표팀에서 한솥
물론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지난해는 kt가 두산에 플레이오프에서 1승 3패로 패하기도 했다. 이제 절친한 두 사령탑은 패권을 두고 1년 만에 다시 다투게 됐다.
[고척(서울)=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