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유격수 박찬호(26)는 올 시즌 131경기에 출장한 주전 유격수다.
수비에선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공격 능력에 있어서는 그다지 큰 발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박찬호의 타율은 0.246에 그쳤고 1홈런 59타점을 기록하는데 머물렀다. 출루율이 0.331에 불과했고 장타율은 고작 0.313이었을 뿐이었다. OPS가 0.644로 대단히 낮았다. 공격에서의 공헌도는 크게 떨어졌음을 알 수 있는 수치다. 팀 내 규정 타석 국내 타자 중 가장 낮은 타율을 기록했다.
↑ "슈퍼 루키"로 주목 받고 있는 김도영. 과연 유격수 박찬호에게 경쟁이라는 숙제를 안겨줄 수 있을지 주목 된다. 사진=KIA 타이거즈 |
박찬호는 풀 타임 첫 해였던 2019시즌 타율 0.260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0.223으로 타율이 크게 떨어졌고 올 시즌에도 이렇다 할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햇다.
현재 KIA 내부에선 박찬호와 경쟁이 될 만한 선수가 전무한 상황이다. 김규성은 박찬호 보다도 훨씬 떨어지는 타격 성적을 보이고 있다.
두산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류지혁이 유격수를 맡을 수도 있지만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 탓에 유격수를 맡기기엔 불안감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윌리엄스 전임 감독은 라인업에 어지간하면 손을 대지 않는 감독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의 스타일 상 박찬호를 될 ??까지 밀어줬던 내부 분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박찬호는 이런 지원에 좋은 답을 내놓지 못했다. 수비가 중시되는 유격수 포지션이라고는 해도 타격 능력이 너무 떨어졌기 때문에 생산성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박찬호는 KIA 부실한 공격력의 상징같은 선수가 돼 버렸다.
박찬호를 좀 더 긴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선수가 현재 KIA에선 꼭 필요하다 할 수 있다.
그래서 눈길을 끄는 선수가 한 명 있다. 공.수.주를 모두 갖춘 5툴 플레이어로 유격수 출신인 슈퍼 루키 김도영(19)이 주인공이다.
김도영은 타격 능력은 물론이고 안정적인 수비 능력까지 갖춘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상 이후 장타력이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장타도 터트릴 수 있는 재능은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김도영이 성공적으로 프로야구 1군 무대에 적응하며 박찬호를 견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김도영과 시너지 효과를 통해 박찬호가 보다 나은 타격 능력을 끌어올릴 수만 있다면 대성공이라 할 수 있다.
A팀 전력 분석원은 "박찬호는 타격 재능이 정체돼 있는 선수다. 홀로 어떻게든 해보려고 이런 저런 폼을 써 보지만 뾰족하게 자신만의 것을 만들지는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능력도 능력이겠지만 얼마나 타격을 위해 시간을 투자했는지도 돌아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그렇게 많았는데도 타격에서 확실한 자신 만의 무언가를 만들지 못했다는 건 심각한 일이라 생각한다. 박찬호 자리를 견제할 수 있는 선수가 등장한다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도영은 아직 검증 받은 적이 없는 선수지만 확실히 좋은 재능을 갖고 있는 선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유격수로서 적지 않은 경기를 소화해낼 수 만 있다면 박찬호도 좀 더 긴장감을 느끼며 타격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 된다. 김도영의 몫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김도영의 등장은 단순한 KIA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대목만이 아니다. 무주공산이나 다름 없었던 KIA 유격수를 지키고 있던 박찬호에게 경쟁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하느냐 하는 키를 쥔 선수다.
박찬호가 경쟁을 통해 좀 더 성장할 수 있다면 KIA 입장에선 두 가지 플러스 요인을 갖게 된다.
과연 김도영은 데뷔 첫 해 부터
박찬호에게 경쟁이라는 새로운 숙제를 주어지게 하는 것 만으로도 김도영의 등장은 성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