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정재원(20)이 프로 3년차를 앞두고 타자에서 투수로 포지션을 전향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스스로 투수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있던 가운데 구단의 제안을 받자마자 곧바로 마운드로 향했다.
정재원은 현재 전남 고흥에서 진행 중인 키움의 마무리캠프에서 내년 시즌 1군 마운드에 서는 것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정재원은 지난 202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7라운드, 전체 67순위로 키움의 선택을 받았다. 키움은 타자로서 정재원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서울고 2~3학년 시절 타격 성적이 좋지 않았던 정재원은 프로행 자체에 감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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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자에서 투수로 포지션을 전향한 키움 히어로즈 정재원.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25경기에서 42타수 5안타 타율 0.119에 그치며 부진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군 데뷔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키움 구단은 장재원의 강한 어깨에 주목하고 투수 전향을 제안했다. 장재원 스스로도 올 시즌 종료 후 방출된다면 군 문제를 해결한 뒤 투수로 다시 프로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장재원의 투수 포지션 전향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장재원은 “구단에서 투수를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자마자 곧바로 하겠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투수를 계속 해왔고 투수에 대한 열망이 컸다. 잘 풀리지 않아 야구를 그만두게 되더라도 투수로 다시 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고 1학년 때 3학년에는 강백호, 2학년에 정우영, 주승우 선배 등 좋은 투수들이 많았기 때문에 경기에 뛰기 위해 1루수로 포지션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며 “최근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해 성공한 사례가 많았던 것과 상관없이 투수로 뛰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만약 올해 방출되면 군대에 다녀와 다시 투수로 도전해 보고 그래도 안 되면 야구를 관두려고 했다”고 말했다.
장재원은 이번 마무리캠프 기간 동안 투수로서의 몸을 다시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투수 전향 첫 달을 맞아 순발력, 손끝 감각 등을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힘들다는 생각보다 재미를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장재원은 “내년에는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내가 선택할 길이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은 자신도 있다”며 “돌고 돌아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자
이어 “투수로 마운드에 서게 된다면 서울고 선배인 kt 강백호 형을 상대해보고 싶다”며 “지금 프로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 중 한명인 만큼 어느 공이든 좋으니 아웃 카운트를 잡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