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군단이 지난 6년 동안 기다렸던 가을야구는 단 이틀로 끝났다. 큰 경기에서 활약을 기대했던 베테랑들이 나란히 침묵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삼성은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2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3-11로 졌다. 전날 1차전을 4-6으로 패한데 이어 2연패를 당하며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두산에 넘겨줬다.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선발투수 백정현이 1회부터 흔들리면서 두산에 2점을 내줬고 0-2로 끌려갔다.
↑ 삼성 라이온즈 오재일이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회초 타점 찬스에서 삼진을 당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하지만 적시타는 없었다. 9번타자 김상수가 외야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추격에 실패했다. 삼성은 이후 2회말 수비 때 두산에 3실점하면서 스코어는 0-5로 벌어졌고 분위기는 두산 쪽으로 급격하게 쏠렸다.
삼성은 3회초 무사 1, 2루에서 단 한 점을 얻는데 그친 게 결정타였다. 중심 타선에 찬스가 걸렸지만 해결사가 나오지 않았다. 호세 피렐라는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됐고 계속된 1사 1, 3루에서 4번타자 오재일의 내야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 플레이트를 밟은 게 이날 경기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오재일의 땅볼에 앞서 1루 주자 구자욱이 2루로 먼저 스타트를 끊지 않았다면 득점 없이 병살타로 끝났을 확률이 높았다.
오재일이 제 몫을 못해준 가운데 5번타자 강민호도 침묵을 지켰다. 강민호는 삼성이 1-5로 추격한 2사 2루에서 포수 파울 플라이에 그쳐 추격의 흐름을 끊어놨다. 삼성은 이후 3회, 4회 두산에 2점을 더 내줘 점수 차가 1-9로 크게 벌여졌고 승부가 일찌감치 결정됐다. 오재일, 강민호의 방망이가 터지지 않자 삼성의 공격도 꽉 막혔다.
↑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가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삼진을 당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
오재일의 부진도 삼성에게 치명적이었다. 올 시즌 25홈런 97타점으로 '모범 FA'로 활약했지만 가을야구에서는 힘을 못 썼다. 최근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출전해 3차례 우승과 준우승, 2019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던 가을 남자의 면모는 나오지 않았다. 승부가 2-11로 끝난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1타점 적시타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체면치레를 하기에는 부족했다. 1차전
삼성은 강민호, 오재일의 동반 부진과 2차전 마운드 붕괴 등이 겹치면서 2021 시즌을 마감했다. 2015년 이후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만족한 채 내년을 준비하게 됐다.
[잠실(서울)=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