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야심 차게 내세웠던 토종 선발 1+1 카드는 완벽한 실패로 돌아갔다. 사령탑의 교체 타이밍도, 투수들의 구위도 모두 좋지 않았다.
삼성은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2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5회말이 진행 중인 가운데 1-9로 끌려가고 있다. 전날 1차전을 4-6으로 패한 가운데 시리즈 탈락 위기에 몰렸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이날 백정현, 원태인 두 토종 선발을 2차전에 모두 쏟아부어 반드시 승부를 3차전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이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회말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삼성 벤치는 2회초 2사 만루에서 득점에 실패한 가운데 2회말 수비에서도 백정현을 그대로 밀고 갔다. 허 감독은 전날 1차전 4-6 패배 후 2차전에서 선발 요원인 원태인의 불펜 투입을 예고했지만 백정현이 마운드에서 더 버텨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결과론이지만 백정현에게 2회말을 맡긴 건 패착이 됐다. 백정현이 2회말 1사 2루에서 김재호에 1타점 3루타를 맞으면서 스코어는 0-3으로 벌어졌다. 삼성 벤치는 이때 뒤늦게 투수교체에 나섰지만 원태인이 아닌 최지광이었다. 최지광은 정수빈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호세 페르난데스에 2타점 2루타를 허용했고 점수 차는 5점이 됐다. 사실상 게임 분위기는 두산 쪽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허 감독은 0-5가 된 이후에야 원태인을 투입했다. 원태인은 2회말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3회말 2실점하면서 흔들렸다. 허 감독은 이후 1-7로 뒤진 4회말 수비
필승 카드가 무너진 삼성은 이후 속수무책이었다. 6년 만에 밟은 가을야구 무대를 단 2경기로 끝낼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잠실(서울)=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